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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예상됐던 '유보' 결정…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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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예상됐던 '유보' 결정…언제까지?

[이해찬 파문] 정동영, 일정 비우고 대기 중…한나라당 "설마 유임?"

노무현 대통령이 14일 예상대로 이해찬 총리의 사의 표명을 곧바로 수용하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노 대통령이 언제까지 고민을 계속할 것이냐로 옮아갔다.

이 총리가 직접 사의를 표명한 만큼 노 대통령의 장고가 무한정 계속될 수는 없는 문제로 2-3일 안에 수리 여부를 결정짓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대통령 결정 유보, 예상됐던 일**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노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이 총리는 노 대통령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청와대에 도착하자마자 청와대 수석.보좌관들과 함께 티타임을 겸한 귀국 인사 자리를 가진 뒤 별도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 총리는 청와대 이병완 비서실장, 문재인 민정수석이 배석한 별도 면담 자리에서 '3.1절 골프' 파문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바로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앞으로 이 사안과 관련된 여론조사 및 청와대의 자체조사 결과 등을 보고 받은 뒤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하겠다는 뜻이라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사실 노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유보한 것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이 총리의 '골프 파문'이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 것인 데에다 처음엔 3.1절이자 철도파업 첫날 골프를 즐겼다는 부적절한 처신 정도의 문제였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순방을 계속하고 있는 기간에 '영남제분 주가조작' '내기골프' '황제골프' 등의 각종 의혹이 양파 껍질 벗기듯 하나씩 제기됐다.

이에 따라 평소 "사실 관계가 우선적으로 밝혀져야 한다"는 인사 원칙을 강조해 온 노 대통령 입장에선 각종 의혹을 앞세운 사퇴 여론에 떠밀려 이 총리를 서둘러 경질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또 이 총리를 절대적 신임했던 노 대통령 입장에서는 떠나는 이 총리가 떠나더라도 최대한 상처를 덜 받고 나가게 하고 싶을 것이다. 따라서 이 총리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그의 사의를 즉각 수용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분권형 국정운영 체제에서 이 총리가 일상적 국정운영을 책임져 왔기 때문에 이 총리의 사퇴는 노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 구상이 근본적으로 어그러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이 총리 사표 수리를 다소 늦추면서 향후 국정운영의 틀을 다시 짜는 시간을 벌겠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 "대통령 의견수렴 1-2일이면 끝나지 않겠냐"**

그러나 이 총리가 공식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만큼 노 대통령의 고민도 무작정 길어질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이제 막 순방에서 돌아오지 않았느냐"며 "종합 보고 일정 등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기다려줄 것을 당부했다. 김만수 대변인도 "순방에서 돌아온 만큼 오늘은 좀 쉬어야지 않겠느냐"고 말해 총리 거취 문제가 하루 이틀 안에 결정 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자체 진상조사를 실시해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해 "로비 의혹은 사실이 아니지만 '내기골프'는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노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또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등 당 지도부와 회동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상호 우리당 대변인은 14일 오후 "정 의장은 14-15일 일정을 비워둔 상태"라며 청와대 쪽의 의견수렴 요청이 있을 경우 바로 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우 대변인은 "노대통령의 의견수렴 기간이 하루 이틀 아니겠느냐"며 "당 지도부와 만난다면 정 의장 등 한두 사람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노 대통령의 '유보' 결정을 이 총리에 대한 배려와 후임 총리 구상 등을 위한 '시간 벌기' 차원으로 이해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마땅한 후임 총리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당분간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맡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대통령 꼼수 쓰면 레임덕 더 빨라질 것"**

한편 한나라당 등 야당에선 노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의를 즉시 수용하지 않은 게 모종의 '노림수'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거두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유임시키면서 탈당이나 거국 중립내각 등 정계개편 '카드'를 내놓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나라당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탈당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거나 선거를 앞두고 거국 중립내각을 꾸리겠다는 식으로 언론을 달궈가면서 그 중간에 검찰이나 국정원을 동원해 야당의 공천 비리를 캐내는 식으로 국면 전환을 꾀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그런 꼼수를 쓰면 쓸수록 레임덕은 더 빨리지고 자신의 정치 수명을 더 단축시키는 결과가 올 뿐"이라고 이 총리의 사표를 즉각 수리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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