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균형외교'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인도는 지난 2일 미국과 전격적으로 핵협력을 합의한 데 이어 일본과도 안보협력 강화에 나서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러시아ㆍ중국과 외무장관 3각회동을 추진하는 등 3각 협의체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쟁관계인 미-일과 러-중의 대립구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인도의 이같은 외교는 냉전 시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양국의 긴장과 갈등을 이용했던 북한의 '등거리 외교'를 연상시킨다.
***日, 무케르지 방문 때 인도의 PSI 참가 촉구할 예정**
미국이 인도와 핵협력을 합의하면서 서로 바짝 다가서자 일본도 이에 질세라 인도와의 협력 강화에 나서면서 미-인-일의 안보협력 라인이 만들어지고 있다. 23일부터 나흘간 일본을 찾는 푸라납 무케르지 인도 국방장관의 방문으로 양국 간의 안보협력 강화 방안이 다각도로 논의될 것이라고 〈산케이〉가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일-인 양국은 이미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통해 경제협력 강화를 추진 중이며 비단 경제면뿐 아니라 정치ㆍ안보 면의 협력 강화에도 무게를 싣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군비증강 움직임을 보이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를 위해 일본은 자위대와 인도군 간부가 참석하는 현역 정기협의회의 개최를 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 정부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 인도의 참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PSI는 미국, 영국, 호주 등이 참가하는 다국간 군사훈련으로, 인도는 PSI에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중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인도의 조속한 참가를 촉구할 방침이다.
양국 간의 협력 움직임은 이미 지난 1월에는 아소 다로 외상이 인도를 방문해 경제ㆍ안보 문제를 포괄적으로 협의하는 외무장관 간 '전략대화'를 신설키로 합의하면서 본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2월에는 양국의 외무ㆍ방위 당국 실무자들이 참가하는 안보협의가 뉴델리에서 개최된 바 있다.
***러-중-인 3각 협력체제 강화 노력…외무장관에 재계 대표자 회의까지**
이같은 인도의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인도가 러시아-중국과 미국-일본의 대립구도에서 미국-일본의 구도에 무게를 싣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인도는 그러나 이와 동시에 러시아-중국과의 3각 협력체제를 공고화하는 데에도 품을 들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6일 러시아 관영 통신 〈이타르타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중-인 외무장관들의 3각회의 구축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알렉세예프 차관은 "이미 전통이 된 그런 방식의 접촉을 통해 우리 3개국은 경제협력과 새로운 위협 및 과제에 대한 대처, 지역 안정 문제 등 공통의 관심사항을 논의해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3각체제 내에서 논의함으로써 다른 주요 국제 문제들에 대한 '조율된 관측'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무장관 3각회의뿐 아니라 3국은 재계 대표자 회의도 개최할 예정이다. 알렉세예프 차관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인도 뉴델리에서 인도 상공회의소와 인도 기업연합 주관으로 3국 경제계 대표자 포럼이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포럼은 지난해 6월 2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3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인도가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각 협의체 구축에 대한 인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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