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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의 모호한 사임인사…지방선거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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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의 모호한 사임인사…지방선거 출사표?

선관위 "개인 홈피 외엔 선거 관련 내용 못 올려"

오는 5.31 지방선거에서 수원시장에 출마할 예정인 염태영 전 청와대 지속가능발전비서관이 '선거 출사표'로 읽힐 수도 있는 글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려 논란이 예상된다.

염 전 비서관은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난달 사의를 표명해 지난달 28일 사표가 수리돼 사직인사차 글을 올렸다고 하지만 정황상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 등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장관들의 발언에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던 상황에서 또 한 차례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홈페이지 통해 '출마의 변' 밝혀**

염 전 비서관은 사표가 수리된 뒤인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개설된 자신의 블로그 '염태영의 더불어 숲'에 "이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참여정부의 지속가능발전 담당비서관으로 일한 지 1년 2개월여 만에 평생의 제 삶터이자 고향인 수원으로 돌아간다"며 사실상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염 전 비서관은 "10여 년 기업생활과 10여 년의 시민사회단체 활동만을 해 왔던 제게 처음 맡는 공직생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며 "그간 우리 위원회에서는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물, 에너지, 국토, 해양, 교통 분야와 갈등 부문의 정책과제를 만들었다"고 청와대 비서관으로 자신이 해 온 일에 대해 설명했다.

염 전 비서관은 또 "이제 청와대를 떠나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살고 싶은 도시 만들기'의 모델을 실제 우리 지역에서 실현해 보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 선택이 청와대에서 일해 온 제 경험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저는 수원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해 왔고, '지방의제21' 운동을 통해 전국 각 지역에서 '살고 싶은 마을 만들기 활동'을 시도해 왔다"며 "마침 대통령님께서도 매우 깊은 관심을 갖고 계신 주제라서 이의 실현을 위한 도전이 더욱 의미가 있는 듯 하다"고 선거를 의식한 발언을 덧붙였다.

그는 "이제 저는 비서관의 임무를 시작할 때의 마음으로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겠다"며 "지켜봐주시고 많은 관심과 격려를 함께 부탁드린다. 언제나 참여정부 비서관으로서 일했던 긍지를 갖고,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선관위 "개인 홈페이지 이외에 선거 관련 내용 게재할 수 없어"**

염 전 비서관은 이 글에서 수원시장 출마와 관련된 발언을 명시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수원시장 출마가 기정사실화된 상태에서 청와대 비서관으로서의 성과를 밝히며 "'살고싶은 도시 만들기' 모델을 우리 지역에서 실현해 보고자 한다"고 말한 대목은 '출사표'로 읽힐 소지가 있어 보인다.

오거돈 해수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부산의 중심세력과 주도세력을 바꾸지 않으면 부산이 도약도 발전도 할 수 없다"는 발언을 해 최근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엄중 경고'를 받았다.

또 염 전 비서관이 이미 사표가 수리돼 청와대를 떠난 상태에서 이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글을 올린 것도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4일 〈프레시안〉과 전화 통화에서 "제시된 글의 선거법 위반 여부는 논의해야 될 부분"이라고 전제하면서 "선거법상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사람이 아닌 사람이 본인의 홈페이지가 아닌 기관이나 인터넷에 선거 공약이나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글을 게재할 경우 사전선거운동으로 선거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예비후보자 등록제도는 선관위에 등록을 한 예비후보자에 한해 선거사무소 설치 등 일부 선거운동을 허락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의 경우 지난 1월 31일부터 등록이 시작됐지만, 시장, 군수 등 나머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은 오는 19일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염 전 비서관의 경우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다.

염 전 비서관은 이날 "비서관을 그만두면서 사임 인사차 올린 글"이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고치도록 하겠다"고 의도성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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