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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주변 도청…놀랄만한 내용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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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주변 도청…놀랄만한 내용 있다"

전 국정원 직원 "천용택 전 원장 R-2 직접 들어"

천용택 전 국정원장이 재직하던 1999년 정치인과 언론인에 대한 국정원의 도청이 집중됐고, 특히 1999년 말부터 6개월 동안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도청 지시가 집행됐다는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엄익준 2차장이 DJ 주변인물 도청 지시"**

서울중앙지검 형사합의22부(장성원 재판장)의 심리로 3일 열린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전 국정원 간부 박 모 씨는 "국민의 정부 시절인 1999년 말부터 6개월 간 김 전 대통령의 주변인물들에 대해 R-2(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를 이용한 광범위한 도청이 이뤄졌다"고 진술했다.

박 씨는 "엄익준 당시 국정원 2차장이 김 전 대통령의 사생활과 관련해 특정 인물들을 감청하라고 지시했다"며 "당시 도청한 내용에는 놀랄만한 것도 들어 있었다"고 언급했다. 박 씨는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따라서 전직 국정원 간부가 밝힌 '놀랄만한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 주변 인물의 비리를 파악하기 위해 '윗선'에서 도청을 지시한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정치권력 장악을 위해 정치권 실세의 요청에 의해 정보수집 차원에서 이뤄진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이같은 진술이 '허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천용택 전 원장은 1999년 5~12월 국정원장을 지냈으며, 1999년 12월에는 임동원 전 원장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엄익준 전 2차장은 1999년 6월 부임해 2000년 4월 지병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김은성 전 차장이 2차장직을 수행했었다.

***"천용택 전 원장이 R-2 도청 내용 듣기도 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전 종합운영과장 김 모 씨는 "천 전 원장이 재직시절인 1999년 감청 부서인 과학보안국 산하 R-2 수집팀을 순시차 방문해 직접 통화 내용을 듣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특히 "정치인, 언론인 등 주요 인사의 전화번호를 하루에 2~3명 씩 R-2에 입력했고, 천 전 원장 시절에 가장 많은 전화번호가 이 장비에 입력됐다"고 증언했다. 천 전 원장은 그러나 통신비밀보호법상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되지 않았다.

하지만 임 전 원장은 도청 지시 등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어서, '2차장이냐, 국정원장이냐'를 두고 도청 지시자에 대한 책임 공방이 한층 더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재판의 법률적 쟁점은 전직 원장들이 도청을 직접 지시했는지 여부 및 정보 보고를 받을 당시 도청에 의한 정보임을 알았는지의 여부 등이다. 임동원, 신건 두 전직 원장 측은 "도청을 지시한 일이 없고, 보고 받은 내용도 도청에 의해 수집된 정보임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김 씨는 "2002년 한나라당의 국정원 도청 문건 폭로로 내부 감찰을 받았을 때 형식적으로 감찰 조사를 받았는데, 임동원·신건 전 원장도 재직 당시 R-2 사용실태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신 전 원장의 변호인은 "증인들이 검찰 조사에서는 원장의 지시를 받아 R-2를 운용했다고 명시적으로 진술했지만, 법정에서는 관행적으로 도청을 해 왔다고 진술하는 등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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