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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숙 홍보수석, 17일 사퇴…후임에 이백만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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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조기숙 홍보수석, 17일 사퇴…후임에 이백만 유력

"나 비판하던 언론 무엇으로 지면 메울지 걱정"

"제가 떠나면 청와대는 물론이고 나라가 조용해질 것 같아 한 편으론 매우 기쁩니다. 한편, 저를 비판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던 일부 언론은 그 지면을 무엇으로 메울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총량불변의 법칙에 따라 제가 언론에 얻어맞는 동안 다른 분들은 그 동안 좀 편안하셨을 텐데 제가 떠남에 따라 성가시게 생겼습니다."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오는 17일 정말 '말 많았던' 홍보수석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2월 이병완 전 홍보수석이자 현 비서실장 자리를 이어받은 지 꼭 1년 만이다.

***조기숙 수석, 17일 사퇴…"언론·엘리트 집단에 온 몸 던져 항거"**

조 수석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만두는 이유에 대해 "(홍보수석) 올 때부터 건강도 별로 좋지 않아서 오래는 못 있는다고 약속했고, 제가 하고 싶었던 게 대통령 민생탐방과 청와대 '오픈 하우스' 등인데 계획했던 것을 다 했다"고 밝혔다.

조 수석은 또 남편과 자녀들이 모두 미국에 있는 등 가정 사정이 사의를 표명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조 수석은 17일까지 근무한 뒤 18일 오전 미국행 비행기를 탈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15일 오후 청와대 홈페이지에 개설된 블로그 '이심전심'에 '작별인사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사퇴의 변을 밝혔다.

조 수석은 이 글에서 "홍보수석으로서 제가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놓여 있는 거대한 유리벽을 허무는 일이었다"며 "청와대에 대해 잘못된 통념과 고정관념을 유포함으로써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벽을 쌓은 일부 언론과 엘리트 집단에 대해 온 몸을 던져 항거했다"고 말했다.

***후임 홍보수석으로 이백만 국정홍보처 차장 유력**

한편 조 수석 후임으로는 이백만 국정홍보처 차장과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윤태영 연설기획비서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선 이백만 차장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홍보수석 후임인사와 관련해 내일(16일) 인사추천회의가 있다"며 "사실상 1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 경제부장, 한국일보 논설위원, 머니투데이 편집국장, 한경 와우TV 보도본부장 등을 거친 이백만 차장은 지난 2004년 3월부터 국정홍보처 차장으로 일해 왔다. 이 차장은 한국일보, 서울경제 출신인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과도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조 수석 고별사 전문.

***작별인사 드립니다.**

청와대에서 일을 시작한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2월 17일 어느 덧 정든 직장을 떠나 학교로 돌아갑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딱 알맞은 기간인 것 같습니다. 지난 12월 사의표명 사실을 알고도 오랫동안 비보도를 지켜준 춘추관 기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청와대와 국민사이의 유리벽 제거에 가장 역점**

홍보수석으로서 제가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놓여있는 거대한 유리벽(김병준 정책실장의 표현)을 허무는 일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금기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청와대에 대해 잘못된 통념과 고정관념을 유포함으로써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벽을 쌓은 일부 언론과 엘리트 집단에 대해 온 몸을 던져 항거했습니다. 그래서 많이 깨지기도 하고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언론운동을 했던 원죄 때문에 그러한 노력이 매번 일부언론에 의한 왜곡의 빌미가 되었고 부당한 공격의 초점이 되었지만 언젠가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는 민초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이 땅에 정의가 살아있다면 법의 힘을 통해서라도 진실은 밝혀질 것입니다.

청와대 안에서의 일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청와대 사람들조차 일부 언론을 통해 저를 접하다보니 왜곡, 오보, 거짓말이 실체적 모습을 압도했습니다. 게다가 국민정서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의 불문율에 도전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대통령과 참모들을 많이 피곤하게 한 것 같습니다. 기왕이면 좀 더 완곡하고 부드럽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지만 역할분담을 한다는 생각에 악역을 자처한 의도적인 면도 있었으니 너그럽게 용서를 바랍니다. 저의 충정을 이해하고 마음의 지지를 보내준 선후배 동료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최선을 다했기에 즐겁고 보람 많아**

스스로 성공적인 홍보수석이었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즐겁고 보람된 일이 더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청와대 안과 밖을 가로 막고 있는 거대한 벽에 작은 구멍을 뚫고 소통을 위한 파이프 하나라도 연결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일부 언론은 저와 국민 사이를 이간질하기 위해 터무니없는 왜곡을 일삼았지만, 저에 대한 부당한 비판을 일부 신문으로부터 접한 한나라당 지지자를 포함해 저를 모르던 많은 분들이 격려의 편지와 이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습니다. 각종 아이디어와 정책 제언을 해주기도 했고, 홈페이지에 격려의 글을 올려주기도 했습니다. 가능하면 연락을 준 모든 분들과 소통하려 노력했고 민원과 제언을 모두 정책에 반영하려 했지만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하시고 앞으로도 참여정부에 많은 애정과 지지를 보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점심, 저녁 식사시간에 만난 교수, 언론인, 칼럼니스트, 변호사, 의원 등 여론선도층만 해도 족히 천 여 명에 달할 겁니다. 처음엔 참여정부와 대통령에 대해 온갖 불만과 불평을 늘어놓던 사람도 대화를 하다보면 태도가 서서히 변해 돌아갈 때쯤에는 완전히 생각이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정말 잘 하고 계시는군요. 마음이 놓입니다. 진작 좀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 건데 괜한 오해를 했군요. 팬클럽 만들어서 지지하겠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 거의 대부분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기에 저는 참여정부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입니다. 여론선도층을 위한 청와대 오픈하우스를 기획하게 된 것도 우리가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쌍방향 의사소통을 하는 것만큼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좋은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국민과의 쌍방향 의사소통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국민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은 정부의 몫**

[국민은 왜 정부를 믿지 않는가]라는 책에도 나오지만 정부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거나 정보가 부족한 사람이 정부를 불신한다고 합니다. 국민에게 가까이 가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정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홍보는 마케팅과 달라서 그 효과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축적되다보면 언젠가는 집적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입니다. 절대로 초조해하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꾸준히 설득해 나간다면 소통의 통로가 점점 더 확대돼 끝내 청와대와 국민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거대한 유리벽이 허물어질 것입니다.

〈청와대 사람들〉 10문 10답 중 '참모로서 꼭 하고 싶은 일 한 가지'에 대한 질문에 업무상 기밀이라 나중에 밝힐 것이라고 답해 궁금하셨을 겁니다. 그 동안 대통령이 이벤트나 정치쇼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지니고 있어 국민과 밀착된 홍보를 하지 못한 면이 있습니다. 대통령께 꾸준히 건의한 결과, 철학에 어긋나지 않는 한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답변을 얻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난 연말 임대주택을 방문한 이후부터 대통령의 스타일이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대통령의 결심과 청와대 참모들의 노력이 결합된 결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민들 직접 만나 눈물 함께한 일 가장 보람**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보다도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을 직접 만나 함께 눈물을 쏟으며 어려운 사정도 들어주고 또 그들의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했던 일입니다. 대통령의 말씀을 전하고 또 대통령께 전하는 국민의 메시지를 받아 적으면서 잠시나마 공직에 몸담은 보람을 느꼈습니다. 위험직무관련 순직공무원의 보상에 관한 법률이 하루 빨리 국회를 통과해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정책 수혜자들을 만나 참여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의 과실을 직접 체험하고 혁신도시 전주를 둘러본 것은 가장 기쁜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춘추관 기자들과 맺은 좋은 인연도 빼 놓을 수 없는 보람입니다. 초기에는 기자들과 치열하게 싸우기도 했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지만 어느 새 정이 푹 들어버렸습니다. 첫눈 오는 날 기자로부터 전화도 받고, 출입처를 옮기는 기자로부터 소중한 선물도 받고, 떠나는 기자들의 기념패에 이름이 오를 만큼 기자들의 진심어린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APEC 때에는 영상.사진 기자분들과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함께 헌팅하기도 했지요. 경험도 없고, 언론계에 일면식도 없는 부족한 저에게 따뜻한 사랑과 배려를 베풀어주신 춘추관 기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좋은 추억과 인연 잊지 않고 오래오래 간직하겠습니다. 춘추관 기자들은 선진언론문화의 창달을 통해 앞으로 대한민국 언론계를 선도할 소중한 인재들이기에 우리의 인연이 더욱 소중합니다.

***춘추관 기자들과도 어느새 정 푹 들어**

안팎으로 힘에 부친 일을 하면서도 제가 기죽지 않고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의 변함없는 신임과 여사님의 든든한 후원 덕분입니다. 대통령을 가까이서 모시면서 그 분의 깊이 있는 철학과 인간미를 직접 느끼게 된 것도 제게는 큰 영광이었지만 대통령 내외분의 포용력과 이해심, 인내심에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특히 여사님은 제게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습니다. 대통령께 직언하는 참모가 있어야 한다며 저에게 늘 용기를 주셨고 특별히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셨습니다. 일체의 인터뷰를 사양해온 여사님께서 이은희 제2부속실장과 저의 숙원사업인 여성지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떠나는 저에게 선물을 주시기 위해 긴급 인터뷰 스케줄을 잡느라 많이 바쁘셨을 여사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가 떠나면 청와대는 물론이고 나라가 조용해질 것 같아 한 편으론 매우 기쁩니다. 한 편, 저를 비판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던 일부언론은 그 지면을 무엇으로 메울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총량불변의 법칙에 따라 제가 언론에 얻어맞는 동안 다른 분들은 그 동안 좀 편안하셨을텐데 제가 떠남에 따라 성가시게 생겼습니다. 다들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 동안 신세를 진 모든 분들께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이오나 우선 이렇게 감사 인사를 대신합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댁내 행운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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