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배움에 목말랐던 전태일에 '초등학교 명예졸업장'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배움에 목말랐던 전태일에 '초등학교 명예졸업장'

남대문초교 동문회가 추진…남산초교장이 수여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배움을 다 마치지 못한 자신의 삶을 늘 아쉬워했던 고 전태일(1948~1970)이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의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다.

이번 명예졸업장 수여에 앞장선 것은 전태일이 1960년 4학년으로 편입해 짧은 학창 시절을 보낸 남대문초등학교의 총동문회.

이 학교의 정광섭 총동문회 회장은 "2000년부터 남대문초등학교 총동문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전태일이 우리 학교를 잠시 다녔다는 기록을 발견했다"며 "그 뒤 반갑고 놀라운 마음에 전태일기념사업회의 전태일 사이버 분향소에 동문회 이름으로 추모의 글과 국화 한 송이를 올린 것이 이번 졸업장 수여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전태일기념사업회가 명예졸업장 수여를 총동문회에 제의한 것.

정 회장은 "이소선 여사가 아들이 초등학교 졸업장도 못 가진 것을 평생 애통해하셨다고 해서 명예졸업장 수여를 검토하게 됐다"며 "동문들 사이에서도 전태일에게 명예졸업장을 주는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난관도 있었다. 전태일기념사업회 측이 동창회와의 협의 이후 서울시 교육청에 정식으로 명예졸업장의 수여를 의뢰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가 남대문초등학교를 다녔다는 공식기록을 찾을 수 없었던 것.

서울시교육청 초등교육과의 한 관계자는 "전태일의 학적은 현재 찾기 어렵지만, 동생인 전순옥 씨의 관련 기록이 남아 있고 여러 정황상 전태일이 남대문초등학교를 다닌 것만은 확실하다"며 "전태일이 사회적으로 '민주열사'로 인정되는 부분을 서울시 교육청도 긍정적으로 평가해 명예졸업장 수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명예졸업장 수여가 결정되자 다시 문제가 된 것은 전태일이 잠시 다녔던 남대문초등학교가 1979년 폐교되고 없어졌다는 사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 졸업생들의 학적을 관리하는 남산초등학교와 협의해 이 학교에서 명예졸업장을 수여하기로 최종 방침을 정했다.

현재 남산초등학교와 전태일기념사업회 측은 이 명예졸업장을 15일 남산초등학교의 올해 졸업식장에서 수여하는 방안과 18일 청계천의 전태일 거리에서 별도의 행사를 갖고 수여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수여식 일자가 정해지면 이 자리에서는 전태일의 '명예졸업장'과 함께 남대문초등학교 총동문회가 수여하는 '자랑스러운 남대문인' 감사패도 전달될 예정이다. 이 졸업장과 감사패는 전태일을 대신해 그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가 받을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소선 여사는 "태일이에게는 '학교 친구들'이 평생 없는 줄 알았는데 동문들이 친구와 동문으로 생각해주는 것 자체가 참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난 때문에 생전 배움의 꿈을 못 다 이룬 전태일의 명예졸업장 수여식에는 이소선 여사 등 전태일의 유족들을 비롯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관계자,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등이 초청됐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