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이슬람 강경단체 하마스의 지도부를 모스크바로 초청했다.
***푸틴 "팔레스타인 국민들 선택을 존중해야"**
8일부터 스페인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9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며 "러시아는 하마스와 관계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하마스를 테러집단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하마스가 합법적인 선거를 통해 팔레스타인 정권을 잡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동평화 4자회담의 일원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입장과 다른 것으로, 미국과 EU는 모두 하마스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하고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그들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팔레스타인 국민들과 이스라엘, 그리고 국제사회를 위해 가장 좋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 방문길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8일 하마스의 총선 승리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되리 것이라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경제지원 등을 빌미로 하마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것과는 달리 러시아는 현상태의 하마스를 인정한다는 의미로 앞으로 중동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 "테러조직 하마스와 어떤 거래도 없다"**
하마스 관리들은 이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강력히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러시아가 중동 평화 4자회담의 일원으로 남을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한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중동평화 4자회담의 다른 당사자들(미국, EU, 유엔)과 불편한 관계임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고 테러를 중단할 때까지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에 대해 정확한 초청 의도가 무엇이며, 무슨 계획을 갖고 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며 러시아가 하마스에 이스라엘 인정과 테러공격 중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간 체결된 협정 준수 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웰치 미 국무부 중동담당 차관보는 "하마스는 테러조직"이라며 "우리는 하마스와 어떤 접촉도 없었고 접촉할 용의도 없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미국 정부는 하마스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 최고지도자 칼리드 메샬은 이날 무장투쟁 포기나 이스라엘의 인정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팔레스타인 지원 중단 철회를 요구한 메샬은 카타르 방문 중에 이같은 입장을 밝히고 "하마스는 절대 돈과 원칙을 거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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