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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유럽"…폭력사태로 치닫는 만평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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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유럽"…폭력사태로 치닫는 만평 파문

아랍권 여행 자제 경고령…유럽 지도자들 사태 진화 부심

한 덴마크 일간지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폭발한 이슬람교도들의 분노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동의 이슬람교도들뿐 아니라 유럽 내에 거주하고 있는 이슬람교도들까지 덴마크 대사관과 유럽연합(EU) 사무실에 불을 지르는 등 거칠게 항의하고 있어, 이번 파문이 폭력사태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대사관 방화·국기 불태우는 등 항의 시위 격화**

이번 파문의 진원지인 덴마크에서는 수도 코펜하겐에서 4일(현지시간) 300여 명의 이슬람교도들이 항의시위에 나서 일부는 경찰을 향해 돌과 병을 던지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덴마크에서는 이슬람권의 반발에 항의하는 우익과격 단체의 시위까지 벌어져 표현의 자유와 타문화에 대한 존중을 둘러싸고 날로 확산되고 있는 유럽 내의 갈등의 현주소를 보여주기도 했다.

영국 런던에서도 이슬람교도 700여 명이 덴마크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리아에서는 덴마크 대사관 건물뿐 아니라, 덴마크 신문에 개재된 마호메트 풍자만평을 처음으로 옮겨 실은 노르웨이 대사관도 4일 공격을 당했다. 시위대는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덴마크 및 노르웨이 대사관에 돌을 던져 창문을 부수고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일부 군중은 대사관에 게양된 덴마크 국기를 내려 불태우기도 했다.

4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유럽연합(EU) 사무소도 공격을 당했다.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항의의 의미로 건물에 돌을 던지고 건물 밖에서 타이어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EU 깃발을 끌어내리기도 했다. 이들은 EU 사무소 부근의 독일 대표부 건물로 몰려가 망치로 창문을 부수고 독일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5일에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는 항의에 나선 약 2만 명의 군중이 덴마크 대사관으로 몰려가 불을 질렀고, 이라크에서도 만평을 게재한 나라의 국민들을 공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카이로에서는 3000여 명의 시민들이 덴마크와 노르웨이 제품 불매운동과 이들 국가와의 전면적인 관계단절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사태가 이처럼 날로 악화되자 덴마크과 노르웨이는 자국민의 아랍권 국가 여행을 자제할 것과 이슬람권 국가에서 떠날 것을 촉구하는 경고령을 내리는 등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슬람 국가들도 항의…이란, 통상계약 전면 취소 검토까지**

일반 군중들의 격렬한 반발뿐 아니라 이슬람권 국가들의 정부 차원의 반발도 날로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4일 자국 주재의 노르웨이·프랑스 등 서방 9개국 외교관들에게 항의의 뜻을 전달했고,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마호메트 풍자만평을 게재한 언론이 소속된 국가들과 통상계약을 전면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슬람회의기구(OIC) 의장국을 맡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압둘라 바다위 총리는 마호메트 풍자만평이 이슬람 세계에 대한 "의도적 도발"이라고 비판하는 등 이슬람권 정치지도자들도 항의물결에 가세했다.

***유럽 지도자들 "관용과 상호존중으로 해결하자"**

유럽 지도자들은 사태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관용과 상호존중이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며, 키지미에르즈 마르친키에비츠 폴란드 총리는 만평을 재게재한 폴란드 신문을 비난하며 이슬람교도들은 물론 종교적 관용 옹호자들을 모욕했다고 말했다.

스테판 멜레르 폴란드 외무장관도 "유럽의 가치는 상호 관용에 기초하고 있다"며 이슬람교도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폭력은 정당화될 수는 없다면서도 "다른 종교나 문화를 모욕하거나 조롱하는 말이나 행동은 상호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성을 찾을 것을 호소했다.

한편, 요르단 주간지 〈시한〉과 프랑스 일간지 〈프랑스 수아르〉는 마호메트 만평을 재개재한 편집장을 해고하기도 했다. 특히 요르단 주간지 〈시한〉의 편집장이었던 지하드 모마니는 요르단 검찰에 의해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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