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독일유학생 김성수 사건'의 무마 시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독일유학생 김성수 사건'의 무마 시도

[외교문서 발췌] 주독대사-외무장관 논의 내용

◇독일유학생 김성수(유럽거점 간첩단 연락책) 사건 1973∼1974

▲주독대사→외무장관(1973.11.8)

- 11.8 프랑크푸르트 RUNDSCHAU지는 "김성수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정부 반대자로서 한국 비밀기관에 의해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이 보도.

정부 비판자 김성수는 몇 주일 전부터 한국 군사정부의 비밀기관에 의해 동경에서 납치된 전 야당지도자 김대중과 같이 한국으로 끌려가지나 않을까 하고 두려워하고 있다..'19세기 중엽의 한국 농민운동'을 제목으로 학위논문을 준비 중인 김성수는 '라인-마인즈 지역 독한노동조합'의 제1의장이다. 또한 성수가 수요일 기자들에게 밝힌 바에 의하면 한국의 민주체제 회복을 목적으로 '한국인들의 정치적 지도'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10.27 이 한국인은 헤럴드 트리뷴지에 보도된 기사를 통해 한국 비밀기관에 의해 탄로된 북한 간첩망에 속한 것으로 발표됐다. 그 후 하루가 지나 그의 숙소에 7명이 나타났는데 성수는 그 중 2명의 성명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 두명은 본 한국대사관에 있는 한국 비밀기관 소속이라고 한다. 그간 그의 부인은 여러 번 전화로 성수가 비밀기관의 정식심문을 받고 그의 학위논문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는 위협을 받았다고 한다. 목요일에 이 한국인은 정치망명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왜냐하면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면 정부 비판자로서 생명의 위협을 느껴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주독대사→외무장관(11.8)

- 11.8 17:00 독일 외무성 정치국장(LAHN)의 면담 요청으로 그를 방문.

- 란 국장은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교수 3명으로부터 오늘 받은 전화에 의하면 당관 직원 2명(임성호. 한영택 2등서기관이라고 지적)이 프랑크푸르트 대학생 김성수의 집 부근에 나타나 감시, 추적하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하는데 만일 그런 사실이 있다면 묵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실인 바, 해명을 요구했음.

- 본직은 11.8 룬드샤우지에 난 보도와 동일한 이야기인지 확인하고 본직은 이 기사를 읽고 오히려 놀랐다고 전제한 뒤 다음과 같이 답했음.

대사로서 대사관원이 사생활로 사적 접촉을 하고 있는지 알 도리가 없으며 알 필요도 없다. 따라서 어떤 접촉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독일 신문 보도처럼 한국 대사관이 어느 한국인에게 압력을 가하거나 귀국을 강요한 일 조차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의도가 없음을 확인한다.

- 란 국장은 이에 대해 감사하다고 하면서 서기관 2명의 행동에 관해 알아보고 그 결과를 통보해 주면 좋겠다고 말함.

▲주독대사→외무장관(11.9)

- 임성호. 한영택 서기관이 김성수에게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과 관련, 독일의 에반게릭 교회 외국부장이 본직에 전보를 보내와 해명을 요구함.

- 당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 서기관은 10.19 18시경 잘 아는 사이인 김성수의 자택을 찾아가 부재중이어서 그의 처에게 최근의 간첩사건과 관련한 자수신고를 권유하는 담화문이 게재된 한국일보를 단순히 수교하고 돌아옴. 임 서기관은 같은 날 19:30 김성수 집에 찾아간 바, 김성수와 그의 처를 만나지 못하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은 쪽지를 전달 의뢰하고 돌아옴.

- 이런 사실을 독일측에 통보할 경우 대사관 소재지로부터 백칠십키로 되는 김성수 자택을 찾아간 사실에 대해 독일측은 의혹을 자아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님. 그러나 이 사실에 대해 독일측이 상치된 사실을 주장하기 위해 반증을 제시할 여지는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하며 두 명의 서기관이 집을 찾아간 사실까지 부인한다면 오히려 독일측이 우리를 근본적으로 의심할 가능성 있음.

- 이런 사정 하에서 문제 수습을 위해 당관이 김성수와 공적으로 아무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11.8 면담 때처럼 계속 주장하는 동시에 두 서기관의 각각 방문이 개인적 방문에 불과하고 한 서기관은 개인적으로 신문에 난 기사에 대한 김성수의 주의를 환기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독일측에 해명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함.

- 수습방안에 대한 훈령 바람.

▲외무장관→주독대사(11.12)

- 김성수의 간첩행위 증거가 드러나고 있으나 대사관에서 그에게 압력을 가했거나 귀국을 강요한 사실은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이 없을 것임을 설명하기 바람.

- 직원 2명의 방문에 대해서는 건의대로 해명하기 바람. 중정에 의하면 김이 자수라더라도 본국에 돌아오지 않고 계속 학업에 종사할 수 있음을 방문시 그의 처에게 알렸고 김의 범죄내용과 동 방문사실은 파견관이 이미 서독헌법보호처에 통보했다고 함.

-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수 3명이 독일외무성에 전화하고 김이 신문기자를 면담한 것은 김이 범죄사실이 탄로났음을 알고 신변 안전을 우려한 나머지 취한 행동으로 사료됨. 이와 관련, 북한측에서 동 사건을 허위선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서독 정부의 이해를 구해두기 바람. 동인의 범죄사실을 서독정부에 상세히 설명 바람.

▲주독대사→외무장관(11.14)

- 란 외무성 정치국장을 오찬에 초대, 2시간 동안 요담.

- 본직은 이 자리에서 두 서기관이 어떠한 압력도 가한 사실이 없고 김성수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음을 설명. 또 김성수 기자회견 내용 중 이치에 맞지 않는 점이 너무 많아 그가 독일에 계속 거주하기 위해 옹색한 주장을 하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는 우려의 인상도 설명.

- 란 국장은 해명을 일단 받아들임. 그는 김성수 주장이 사실일 경우에는 그런 사건에 관련된 대사관 직원이 독일에 남아 있을 수 없는 것이므로 유감스러운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함.

- (전망) 김성수가 주장하는 내용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자료가 더 나오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종결될 것임.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