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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인사 불만은 동서고금 다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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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인사 불만은 동서고금 다 있는 일"

"유시민 입각에 과민반응"…黨 "정치문제 언급 자제해달라"

11일 저녁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만찬에서도 당청간 인식의 차이는 여실히 드러났다. 당 지도부는 청와대의 독주에 대한 당내 의견을 전달했으나, 노 대통령은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내 문제의식의 수용을 사실상 거부했다.

외형상 당과 청와대 국무총리실이 함께하는 당정청 관계 발전을 위한 태스크포스 구성에 양측이 합의하는 등 '봉합'의 기제가 마련됐으나, 노 대통령의 완고한 입장이 드러난 이상 여진은 지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동안 당이 주도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기회를 줬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정국을 끌고 가고 있다는 초.재선 의원들의 불만에 대해 "그간 당이 정부를 주도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기회를 줬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당정협의를 통해 당이 주도하는 관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앞으로도 당이 정부를 주도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는 당을 존중하고 당의 의견을 들어 행정을 해 나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당을 부속물로 여기지 않냐'는 일부 의원들의 문제제기에 대해 노 대통령은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고 그렇게 보이도록 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은 또 "당정간에 인사문제는 상호 존중하는 게 필요하다"고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임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번 개각에서 정세균 전 의장의 입각 문제는 다소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을 시작하기에 앞서 인사말에서도 노 대통령은 "당과 저 사이에 시끄러운 얘기들이 많고,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데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문민정부에서도 이런 저런 얘기들로 시끄러웠고 국민의 정부 때도 대통령에 대해 당이 불만을 얘기했고 심하게 하면 이런 저런 비판과 공격이 있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인사에 대한 불만과 불평은 동서고금 다 있는 일 같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시민 입각, 나름 충정에서 한 것"**

노 대통령은 또 유시민 의원 입각과 관련된 '차세대 지도자론'에 대해 "당의 공식선거에서 선출된 그 같은 공인된 과정을 기준으로 그런 정도 수준에 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서 한 것"이라며 "나름으로 충정에서 한 것인데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여당의 불법당원가입 및 당비대납사건에 대해 노 대통령은 "우리당의 창당정신에 역행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당이 천명한 대로 원칙대로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당-청관계 연구 태스크포스 구성 합의**

힌편 이날 오전부터 각 계파와 접촉해 만찬에서 당청 간 '메신저' 역할이 주목됐던 유재건 의장은 "참여정부의 당정청 관계는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과 달리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고 있지만, 이는 새로운 시도인데다 당 지도부의 잦은 교체로 원숙한 관계를 형성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유 의장은 "지금 우리에게 펼쳐진 혼선은 성장통으로 귀결될 수 있도록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장은 또 당과 청와대의 관계를 연인 사이에 빗대 "연인끼리 오해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사랑이 있기 때문에 화해하고 신뢰가 깊어진다"고 갈등 '봉합'에 적극적이었다. 그는 "바이칼호는 300여 개의 강이 흘러든다. 당이라는 결속에선 아주 작은 차이이고 역사적 흐름에선 더더욱 작은 차이일 뿐"이라며 "창당 초심, 참여정부 초심으로 돌아가 당정청이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유 의장은 이를 위해 "당에선 2.18 전대에서 선출되는 새 지도부를 통해 당정청 관계를 보다 발전적으로 개선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며 "향후 바람직한 당정청 관계 형성을 위해 대통령과 국무총리실, 당이 함께 하는 연구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노 대통령도 유 의장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태스크포스 구성에 양측이 합의했다.

***"盧, 정치문제는 언급을 자제해달라"**

그러나 이부영 상임고문은 "대통령이 민생문제와 양극화, 대북-대미 관계에 노심초사 하는 것을 잘 안다. 그쪽에 더 집중하고 정치문제에는 가급적 언급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당 쪽에 정치분야에 대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고문은 또 "연초에는 안정적으로 출발하기를 바랐는데 개각을 통해 소란스럽게 시작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연초에 국민의 소리를 듣는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고 "사회 원로를 초청해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채정 상임고문도 "지금 우리당 내에 불안감과 위기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불안감 극복을 위한 공동의 협의를 통해 성숙한 관계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근태 상임고문도 "행정부에 있을 때보다 당에 와보니 위기감이 훨씬 크다"면서 "과거 정무수석은 제왕적 대통령제 하에서 당 지배 수단으로 활용된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소멸됐기 때문에 당의 여론수렴 창구로 정무수석 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유선호 의원도 "당과 청와대 사이에 공식적인 채널을 안정적으로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무수석이나 정무장관의 신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가세했다.

신기남 상임고문은 "당과 정부 청와대는 공동운명체"라며 "초재선들의 문제제기는 계파와 전당대회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공동운명체적인 충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당과 청와대는 협조관계 속에서 당의 입장과 여론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당과 청와대가 병렬적 관계로 함께 간다는 인식으로 새로운 정치문화를 가져갔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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