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사망과 관련한 노무현 대통령의 '책임자 문책' 없는 대국민 사과가 임시국회 파행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를 국회 법안 처리와 연계할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 갈등으로 장외에 나가 있는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노동당마저 국회 '보이코트' 검토 수순에 돌입함에 따라 '좌우 협공'에 직면한 여권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30일 본회의 전까지 지켜보겠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수석부대표는 27일 "현재로선 허준영 경찰청장 퇴진 문제를 국회 참여 여부와 연결시키고 싶지는 않지만, 어떻게 될지 확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심 부대표는 "경찰청장을 퇴진시켜야 한다는 각계의 반응에 청와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우리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30일 본회의 직전까지 지켜보겠다"며 "그때까지 허준영 청장의 사퇴나 문책이 없다면 본회의에 들어갈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이 28일부터 사흘간 본회의 소집을 요구해 놓은 상태이지만, 부동산 관련법이나 예산안 등 주요 법안은 30일 처리가 유력한 만큼 이틀간 '책임있는 조치'가 나오는지를 지켜본 뒤, 최악의 경우 본회의 '보이코트'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대통령이 문책 인사를 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향후 며칠 사이에 번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여 최악의 경우 민노당도 본회의에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 간 민노당이 예산안과 부동산 관련법의 연내 처리에는 호의적인 입장을 밝혀 온 만큼 '우군'을 잃을 위기에 몰린 열린우리당은 난감해졌다. 우리당은 이에 따라 막후 접촉을 통해 민노당을 설득키로 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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