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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에 숨겨진 인생역전과 부활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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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러브에 숨겨진 인생역전과 부활의 드라마

[프레시안 스포츠]'연습생' 손시헌, '대표팀 에이스' 손민한

"지금까지 제가 주인공인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제가 주인공이 된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두산 손시헌)

"올해는 제가 개인상을 많이 탔는데 내년에는 우승 트로피로 부산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롯데 손민한)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벌어진 2005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각각 유격수, 투수 부문에서 상을 수상한 주인공들의 수상 소감이다.

***인생 역전 드라마 쓴 두산 유격수 손시헌**

손시헌(25)은 프로야구 무대에서 인생 역전 드라마를 성공시킨 재간둥이 유격수. 평범한 내야수였던 손시헌은 지난 1998년 선린정보고 졸업을 앞두고 프로 팀이나 대학 팀들에게 외면을 받았다. 선배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신생팀 부산 동의대에 진학해 열심히 훈련을 했지만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또다시 버림 받았다.

손시헌은 테스트를 거쳐 계약금 없이 연습생 신분으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자신에게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피땀 흘렸던 손시헌은 입단 2년째인 지난해 두산의 주전 유격수가 됐다.

'낭중지추(囊中之錐)'라고 했던가. 손시헌은 문자 그대로 주머니 속의 송곳이었다. 2004년 공격에서는 2할3푼1리로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지만 유격수 손시헌의 경쾌한 발놀림과 송구 능력은 두산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무기가 됐다.

두산의 '복덩이'가 된 손시헌은 올해 타율을 2할7푼6리까지 끌어 올렸고, 60타점이나 기록할 정도로 타격에서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느새 국내 최고의 유격수 박진만(삼성)과 견줄만한 선수가 된 손시헌은 장종훈, 박경완에 이어 연습생 출신으로는 3번째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가 됐다.

***부활한 손민한, "내년엔 우승 트로피 거머쥐겠다"**

11일 생애 첫 골든글러브의 기쁨을 누렸던 손민한(30)은 손시헌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던 선수. 국가대표 에이스 투수로 활약하던 손민한은 지난 1997년 청운의 뜻을 품고 롯데의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손민한을 기다린 건 후유증뿐이었다. 아마추어 시절 혹사당한 탓에 손민한은 입단 첫해 미국에 건너가 어깨 수술을 받아야 했다.

1996년 차명주(현 한화)에 이어 1997년 문동환, 손민한 등 거물급 신인 투수에게 계약금 5억 원씩을 내줬던 롯데로서는 '악재'가 겹친 셈이었다. 차명주, 문동환도 아마추어 시절 명성에 크게 못미치는 활약을 했을 뿐더러 손민한마저 부상으로 제 값을 못했기 때문.

지옥 같은 재활 훈련을 이겨 낸 손민한은 2001년 공동 다승왕(15승)을 차지하며 부활에 성공했지만 그 뒤 두자릿수 승수쌓기에 실패했다.

손민한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로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소속팀 롯데가 4년 연속 꼴찌였기 때문이다. 손민한은 시즌 초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롯데가 절대 꼴찌 안 합니다. 탈꼴찌가 아니라 반드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손민한의 대활약 속에서 롯데는 올시즌 비록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5위에 올랐다.

자존심 강한 손민한은 초구부터 '칠 테면 쳐보라'는 식의 정면 승부 전법으로 올시즌 다승왕(18승), 방어율 1위(2.46)를 차지했다. 강속구 투수가 아닌 손민한은 절묘한 제구력과 심리전을 통해 상대 타자를 얼어붙게 했다. 투수의 성공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에서 손민한의 투구는 효과 만점이었다.

손민한과 함께 김재현도 2005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부활의 드라마를 완성시킨 주인공. LG의 간판 선수로 활약하던 김재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SK로 팀을 옮겼다. 고관절 부상 등으로 '이제 한물 갔다'는 혹평을 들었던 김재현은 올시즌 타격 4위(3할1푼5리), 출루율 1위(4할4푼5리)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김재현이 3할1푼5리의 타율을 기록한 건 더욱 뜻깊은 것. 정상적인 주루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김재현의 안타는 행운의 내야 안타가 아닌 순도 100%의 '진짜 안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재현은 "지난 3년 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나보다 더 마음 고생을 했던 아내와 나를 믿고 영입해준 SK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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