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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대통령 뒤에 숨은 박기영 보좌관?

핀란드 출장 후 10일 귀국, 긴 '침묵' 깰지 주목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노무현 대통령이 황우석 서울대 교수 연구와 관련해 두 번이나 입장을 밝혀 여론의 '뭇매'를 맞는데 그는 한번도 나서서 대통령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막아서지 않았다. 어쩌면 황우석 교수 연구에게 생명윤리 관련 자문을 해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 저자가 됐던 박 보좌관이 대통령 뒤에 숨은 격이다.

***박보좌관, 대통령이 뭇매 맞아도 '강 건너 불구경'?**

황우석 교수 파문이 불거진 지난 3주 동안 박 보좌관은 언론과 접촉을 극도로 피했다. 박 보좌관과 기자 사이의 거의 유일한 의사소통 통로인 핸드폰은 늘 불통이었다. 과학기술보좌관실 관계자를 통해 "언론과 인터뷰에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만 전달받을 뿐이었다.

박 보좌관은 황 교수의 연구에의 개입 정도, 황 교수 연구의 윤리 논란에 대한 입장 등 기자들의 쏟아지는 의문에 한번도 속시원히 대답한 적이 없다. 또 박 보좌관은 〈PD수첩〉의 부적절한 취재 방식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킨 당사자였다. 박 보좌관은 지난달 21일께 노무현 대통령에게 "취재 과정에서 협박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노 대통령은 이런 보고 내용을 지난달 27일 〈청와대브리핑〉에 '줄기세포 언론보도에 대한 여론을 보며'라는 글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처음 이 문제가 제기됐을 때 〈PD수첩〉 측이 이를 부인하고 나서자 박 보좌관의 보고 내용을 놓고 '허위.과장 보고' 의혹이 이는 등 누가 봐도 박 보좌관이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할 상황이었으나 정작 그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런 그의 태도 덕분에 자신에게 쏟아지는 언론의 관심은 피해갈 수 있었을지 모르나 의혹은 더욱 증폭시켰다.

***노대통령 '개입'에도 비난 여론 일어**

또 황 교수 논란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입장 발표에 대해서는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학기술과 같은 전문 분야는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이해 수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만큼 이 분야에 관한 한 '대통령의 가정교사' 역할을 맡고 있는 과학기술보좌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이번 사태는 국민들뿐 아니라 세계 과학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안인 만큼 대통령의 발언에 세심한 주의와 정치한 정치적 판단이 필요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첫 번째 입장 발표로 "오히려 논란만 확산시켰다"며 한나라당이 '대통령 사과'를 요구하는 일까지 발생했고, 〈PD수첩〉의 부적절한 취재 방식이 밝혀지자마자 바로 나온 두 번째 입장 발표는 "이 정도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논란을 그치자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모양새가 됐다.

특히 두 번째 입장 발표에서 노 대통령은 "정부는 황 교수의 연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정부의 지원을 거듭 약속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10월 황우석 교수가 소장을 맡았던 '세계줄기세포허브' 개소식에서 "생명윤리에 관한 여러 논란이 이 같은 훌륭한 과학적 연구와 진보를 가로막지 않도록 잘 관리해 나가는 것이 우리 정치하는 사람들이 할 몫"이라며 "제도를 바로 만들고 올바르게 운영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보좌관, 핀란드 방문 후 10일 귀국**

정부가 황 교수의 연구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게 되기까지 박기영 보좌관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 왔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지난해 1월 청와대에 입성한 후 황 교수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팀이 꾸려졌다. 총리실과 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 등 유관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황우석 연구지원 모니터링'을 운영했고, 한국과학재단에 황 교수의 지적재산을 관리할 별도 팀을 만들었다.

또 그는 황 교수가 지난 6월 '최고 과학자상' 첫 수상자가 되는 데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박 보좌관의 후원으로 황 교수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2004년 65억 원에서 2005년 265억 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물심양면으로 황 교수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자'였던 박 보좌관은 막상 황 교수 연구의 윤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황 교수팀이 연구에 매매된 난자를 사용했으며 여성 연구원 난자를 기증받기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나는 비윤리적 난자확보 과정과 무관하다"고 '자신의 결백'을 해명하는 선에서 그쳤을 뿐이다.

황 교수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PD수첩〉의 후속 보도가 좌초되면서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든 5일 아주 오랜만에 박 보좌관 동향이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전해졌다. 박 보좌관이 핀란드에서 열리는 '한-핀란드 과기혁신정책협의회' 참석을 위해 출국해 오는 10일 귀국할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박 보좌관은 7일 정책협의회 참석 후 8일 핀란드의 대표적인 사이언스파크인 오울루 테크노폴리스(Oulu Technopolis)를 방문해 '혁신허브 및 과학기술단지'컨퍼런스에 참석하고, 9일 영국 켐브리지사이언스파크와 바이오클러스터를 방문해 산학협력을 통한 산업클러스터 육성정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핀란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박 보좌관은 어떤 말로 그동안의 긴 '침묵'을 깰까.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대통령 참모로서의 충성심을 그에게서 기대해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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