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새벽(한국시간) 펼쳐지는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추첨에서 한국이 어떤 팀과 같은 조를 이룰까?
2002년 월드컵 때와 같이 FIFA(국제축구연맹)가 톱시드를 받지 못한 유럽 8개국을 제2그룹으로 책정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국도 제2그룹에 배정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AP 통신은 2일 "멕시코, 잉글랜드, 스웨덴, 미국, 일본, 체코, 포르투갈과 함께 한국이 제2그룹에 배정될 것이다. 제1그룹은 브라질,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네덜란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낮은 FIFA 랭킹(29위)에도 불구하고 AP 통신이 한국을 제2그룹으로 예상한 이유는 2002년 월드컵 성적에 높은 비중을 뒀기 때문.
AP 통신의 예상대로 한국이 제2그룹에 포함될 경우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FIFA 랭킹 2위 체코나 '축구종가' 잉글랜드,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 등 껄끄러운 상대들과의 조별 예선을 피할 수 있어서다. 32개 월드컵 참가 팀을 4개 팀씩 8개 조로 나누는 FIFA의 월드컵 조추첨 방식에 따르면 한 그룹에 포함됐던 팀이 같은 조에 편성될 수 없다.
하지만 FIFA가 이번 월드컵 참가팀 그룹 배정에서도 유럽 팀들의 손을 들어 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AP 통신의 예측과는 달리 미국의 스포츠 전문 웹사이트 ESPN이 1일 대륙별 안배에 따른 그룹 배정을 제시한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ESPN은 "톱시드를 받은 8개 팀이 속하게 될 제1그룹은 최근 3개 대회 월드컵 성적과 지난 3년 간의 FIFA랭킹으로 정해지고 나머지 제2, 제3, 제4 그룹은 대륙별로 분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2그룹에는 유럽의 8개팀이 배정되고 한국 등 아시아 4개국은 북중미 3개 팀, 유럽 1개 팀과 제3그룹에 속할 것이라는 게 ESPN 예상의 골자다.
한국은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주최국 자격으로 톱시드를 받아 조별 예선에서 브라질, 독일 등 전통의 축구 강호와 경기를 치르지 않아도 됐다. 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 등과 같은 조를 이뤘다. 매번 월드컵마다 최하위 그룹인 제4그룹에 배정돼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과 예선을 펼쳤던 불리한 상황과는 180도 달랐던 것이다.
1일 출국한 정몽준 FIFA 부회장 겸 대한 축구협회 회장은 오는 7~8일 열리는 FIFA 집행위원회에 참석해 32개 월드컵 참가 팀들의 그룹 배정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AP통신은 FIFA의 제1그룹 배정 예상국 가운데 (2002년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지 못한) 네덜란드가 한국과 위치를 바꿀 수도 있다며, 정몽준 FIFA 부회장의 '외교력'에도 관심을 표명했다.
세계 축구계를 좌지우지하는 유럽세의 입김이 이번 월드컵 그룹 배정에서도 계속될지, 지난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한국이 제2그룹으로 대약진을 할지 예의 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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