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의 오른팔인 핌 베어벡 수석코치가 29일 오전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박주영에게 쓴소리를 했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 1일(현지시간) 유럽축구전문사이트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오기 전부터 박주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2005년 네덜란드 세계 청소년 축구대회에서 박주영을 처음 봤을 때 다소 실망했다"고 밝혔던 것.
이 인터뷰에서 베어벡 코치는 박주영에 대해 실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었다. "박주영은 공을 기다리지 말고 경기에 더 많이 관여해야 한다. 골을 많이 넣는다고 유럽에서 뛰기에 충분한 것은 아니다." 베어벡 코치가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키워 온 박주영에게 채찍을 가한 셈이었다.
이날 강연에서 베어벡 코치는 당시 '쓴 소리'를 했던 이유에 대해 "박주영의 발전을 기대하는 마음에서 자극을 줄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박주영은 한국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 가운데 하나지만 분명한 건 좀 더 배워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속 팀에서처럼 기다렸다 공을 받아서 골을 넣는 일은 유럽에서는 있을 수 없다. 박주영이 뛰고 싶어하는 유럽리그는 다르다. 좀 더 많이 뛰고 볼 터치도 다듬을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런가 하면 영국 프로축구팀 아스톤빌라에서 연수를 받으며 프리미어리그를 경험한 박성화 전 청소년대표팀 감독이 벨기에에서 잉글랜드로 팀을 옮겼을 때 어려움을 겪던 설기현에게 했던 다음과 같은 조언도 같은 맥락.
"소극적으로 공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수비부터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 그래야 거칠고 스피드가 빠른 잉글랜드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나는 공격수니까…'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기회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면 죽도 밥도 안 된다는 지적이었다. 박지성의 팀 동료인 웨인 루니는 종종 공격하다 상대에게 공을 뺏기면 상대 수비수를 기어코 쫓아가 다시 공을 되찾는 탱크 같은 투지를 보인다. 바로 이런 적극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 감독은 박주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때로는 저돌적인 파이터가 돼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하곤 한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겸손한 태도를 보였던 박주영은 지난 1일 베어백 코치의 지적을 전해 들은 뒤에도 "모두 맞는 말씀이다. 더 노력하겠다"고 달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영을 지도했던 대부분의 감독들은 "박주영은 수비수와 몸싸움을 하지 않아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영리한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베어벡 코치의 말처럼 박주영이 유럽에서도 살아 남는 선수가 되려면 좀 더 활동량을 늘리고 수비부터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더욱 요구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