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일본시리즈 우승을 기념하기 위한 납회 행사 참석차 제주도를 방문 중인 세토야마 류조 롯데 마린스 대표가 "이승엽의 수비 포지션 보장 요구는 무리다. 경쟁으로 포지션을 차지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세토야마 대표의 발언은 이승엽의 재계약 여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 시즌 주로 지명타자로 뛰었던 이승엽은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이후 "돈이 문제가 아니다. 수비가 재계약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수비 포지션에 대한 강한 애착을 드러냈기 때문.
이미 "일본 프로야구에서 1~2년 정도 더 뛰고 싶다"고 밝힌 이승엽은 롯데가 수비 포지션을 보장해 주지 않을 경우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이승엽은 롯데에서 주전 1루수 자리를 후쿠우라에게 내준 상황이며 붙박이 외야수 자리를 차지하기도 쉽지 않다. 철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대 팀 투수에 따른 '팔색조 용인술'을 구사하는 롯데 발렌타인 감독의 존재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세토야마 대표는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에서는 다년 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계약 연수는 이승엽의 희망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세토야마 대표의 다년 계약 추진 가능성은 외국인 선수와 1년 계약을 기본으로 했던 롯데의 방침과는 다른 것. 세토야마 대표는 이에 대해 "이승엽과의 다년 계약을 고려한 이유는 이승엽이 전력을 다하는 스타일로 위험 부담이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예외적으로 2004년 3할1푼5리, 홈런 35개, 100타점을 기록했던 베니 아그바야니와 2년 계약(총 연봉 4억 엔)을 맺은 바 있다. 이승엽은 올해 2할6푼, 홈런 30개, 82타점을 올렸고 연봉 2억 엔을 받았다.
이승엽은 왼쪽 무릎의 치료 때문에 25일 예정된 제주도에서의 구단 납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승엽의 법률 대리인 미토 시게유키는 오는 12월 1일 롯데 구단과 교섭할 예정이다.
롯데가 이승엽에게 2년간 총 5억 엔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돈보다 수비 포지션 보장을 재계약 조건으로 내세운 이승엽이 어떤 결정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