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내년 초 개각"…친위내각 꾸려질 듯

유시민ㆍ이상수ㆍ이강철 등 親盧인사 거론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당 복귀가 기정사실화되면서 개각 시기와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해찬 국무총리가 22일 "개각은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연초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5개국 순방에 나선 이 총리는 이날 첫 방문지인 아랍 에미레이트(UAE)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각은 연초나 7월에 하는 것으로 기조가 잡혀 있다"며 연말 조기 개각설을 부인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총리는 "일부 언론에서 취임 3주년을 맞춰 한다는 얘기도 나오더라"며 "그 전에 하면 졸속이라고 지적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초 중폭 규모의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김 두 장관을 연초에 먼저 당으로 복귀시킨뒤 나머지 개각은 내년 2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결과를 보고 단행하는 '순차 개각' 방식도 점쳐지고 있다.

***유시민 의원 등 '親盧 인사' 대거 입각할 듯**

현재 개각 대상으로는 정동영 통일장관, 김근태 복지장관 외에 내년 5월 지방선거 출마자 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경기도지사에, 이재용 환경부 장관은 대구시장에,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은 부산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임명된 지 2년 가까이 된 오명 과학기술 부총리,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 등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 또 최근 경기도 광주 오포아파트 건설 인허가 비리와 관련해 한현규 전 경기부지사로부터 5000만 원을 빌려 논란이 일고 있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노동계로부터 퇴진 요구가 일고 있는 김대환 노동부 장관 등도 개각 검토 대상이다.

그러나 지난 6월 전방 총기 난사사고로 국회에 해임건의안이 제출됐던 윤광웅 국방장관의 경우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4년차를 맞아 단행되는 이번 개각은 노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주요 요직에 배치되는 '친위 내각'으로 짜여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내각에 있으면서도 노 대통령과 일정정도 대립각을 유지해 온 김근태 복지장관 후임으로 유시민 우리당 의원이 유력하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특히 10.26 재선거 참패 이후 불거졌던 당 내에서의 친노-반노 세력간 대립 구도 속에서 유 의원 본인이 입각을 희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입각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임으로는 배기선 사무총장, 추미애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파격적으로 제3기 전대협 의장 출신인 임종석 의원을 임명할 것이란 설도 나돌고 있다.

노동부 장관으로는 10.26 재선거에서 낙마한 이상수 전 의원,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얘기되고 있다.

현재 임시 당의장을 맡아 위기상황의 당을 끌어가고 있는 정세균 의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산자부 장관으로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또 여성장관이 4명이나 되던 현 정부 초기 내각과 달리 현재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이 유일한 여성장관인 점을 감안해 한때 박기영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환경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안도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보좌관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황우석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의 '공저자'인 데에다 그 연구를 전후해 생명윤리 문제를 의도적이건 실수이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과오가 크다는 점이 인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당 출신 중에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 천정배 법무부 장관, 박흥수 농림부 장관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