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양박(朴) 대박'이란 말을 대유행시킨 한국 축구의 쌍두마차 박지성과 박주영이 각각 개인상 수상에 적지 않은 홍역을 앓고 있다. 박주영은 소속팀 FC 서울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 득점왕, MVP 달성 여부가 불확실하며 박지성(맨유)도 AFC(아시아축구연맹)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 위해서는 소속팀의 시상식 참가 허락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9일 올 시즌 프로축구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모두 확정된 가운데 축구 팬들의 관심은 박주영의 트리플크라운(신인왕, 득점왕, MVP) 달성 여부에 맞춰지고 있다.
박주영은 이날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9분 선제골을 뽑아내 정규리그 12호 골로 득점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프로축구 K리그는 득점왕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기록까지 합산해 결정하기 때문에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 탈락한 박주영은 불리한 입장.
박주영에 이어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는 마차도(울산, 10골)와 경기당 득점에 뒤져 3위에 오른 두두(성남, 10골)는 모두 소속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최대 3경기까지 더 뛸 수 있다. "플레이오프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최연소 득점왕 등극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박주영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인 것도 같은 이유다.
성남과 울산이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할 예정이라 두두, 마차도 중 한 명은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할 수 있다. 더욱이 마차도는 2골만 터뜨려도 득점왕에 오른다. 박주영과 12골로 동점이지만 경기당 득점에서 마차도가 앞서기 때문.
일부 팬들은 정규리그 성적과 플레이오프 성적을 구분해 놓지 않은 프로축구연맹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미 정해진 규정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 박주영의 득점왕 등극은 좀더 기다려야 할 상황이다.
올해 K리그를 이끈 대표 아이콘인 박주영이 MVP에 오를지도 아직 미지수다. 역대 K리그 MVP가 단 1차례를 제외하면 모두 우승팀에 나왔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확실한 MVP 후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박주영에게 MVP가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박주영이 득점왕에 오른다면 수상 가능성이 좀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주영과 입장은 다소 다르지만 박지성도 개인상 수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지성은 2005년 AFC 올해의 축구선수상의 최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AFC가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는 선수들을 후보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이 빠진 김 빠진 수상식을 치르지 않겠다는 AFC의 의도다. 박지성은 12월 1일 웨스트 브롬위치와 칼링컵 4회전 경기를 치르고 4일엔 프리미어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있어 11월 30일 열리는 AFC 올해의 선수상 시상식에 참석할지는 불투명한 상태.
대한축구협회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박지성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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