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신형엔진 박지성과 대표팀의 왼쪽 윙포워드 후보 설기현(울버햄튼)이 8일 오후 각각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박지성은 "유럽파 선수들이 대표팀에 소집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회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겠다. 경기장에서 모든 걸 보여주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박지성은 이어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경기를 통해 대표팀의 어린 선수들이 유럽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단순히 평가전 결과보다 향후 어떤 방향으로 대표팀이 나아갈 지를 정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지성은 지난 7일 맨유가 프리미어리그 최강팀 첼시를 제압한 것에 대해 "첼시 전 이후 팀 분위기가 좋아졌다. 로이 킨의 몇몇 선수들에 대한 질책이 첼시 전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성은 자신의 포지션 문제에 대해 "어느 포지션이 좋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결정권은 감독님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 수비수를 제외하면 어떤 포지션이든지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멀티 플레이어' 박지성다운 발언이었다.
지난달 12일 이란 전에서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선 박지성은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중앙 미드필더로도 뛸 가능성이 높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에게 윙포워드와 미드필더를 번갈아 맡기며 대표팀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박지성의 포지션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아드보카트호에서 이영표와 함께 핵심전력으로 여겨지는 박지성의 포지션 변화에 따라 대표팀의 윙포워드나 미드필더들은 더욱 극심한 주전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오른쪽 윙포워드 이천수, 차두리, 정경호와 왼쪽 윙포워드 박주영, 설기현 간의 경쟁도 어느 때보다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박지성에 앞서 입국한 설기현은 "대표팀의 측면 공격수 경쟁이 치열하지만 항상 나는 왼쪽 윙포워드로 활약했다. 앞으로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설기현은 "그동안 대표팀에서 많은 활약을 하지 못해 안타까웠다. 이번 평가전에는 경기장에서 모든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설기현은 지난 달 이란과의 평가전에 소집될 예정이었지만 아내의 2세 출산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접한 아드보카트 감독의 배려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설기현은 이번 두 차례 평가전 모두에 모습을 드러내긴 힘들 전망이다. 소속팀 울버햄튼이 대한축구협회에 12일 경기 이후 설기현의 복귀를 공식 요청했기 때문이다. 아직 양측이 협의할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설기현은 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전에는 뛰기 힘든 상태다. '축구 천재' 박주영과 왼쪽 측면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해야 하는 설기현으로서는 12일 스웨덴 전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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