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유럽파들의 점검을 마친 아드보카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최종 목표가 독일 월드컵이기 때문에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의 이상적인 포메이션을 찾는 데 주력하겠다"며 대표팀의 전술적 변화를 시사했다. 아드보카트 감독 오는 12일과 16일에 각각 펼쳐지는 스웨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에서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과 포백 실험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표, 설기현 포지션 변경 가능성**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영표가 소속팀(토튼햄)에서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는지 보고 싶었다. 설기현의 경기도 잘 봤지만 안타깝게도 설기현 선수가 25분밖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글래스고우 레인저스의 지휘봉을 잡은 바 있던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어 "내년 1월로 예정된 전지훈련 캠프는 스코틀랜드(글래스고우)에 차릴 예정이다. 이미 글래스고우 구단주와 운동장 사용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이 기간 동안 글래스고우 혹은 런던에 있는 클럽 팀과 2차례 정도 평가전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파들이 유럽 전지훈련에 합류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두 차례의 평가전은 향후 대표팀의 전술적 변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달 12일 이란 전에 박지성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포지션을 바꾼 것처럼 이번 평가전에서도 기존 대표선수에 대한 포지션 변화를 줄 것으로 보여진다.이 변화의 핵심은 이영표와 설기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토튼햄에서 왼쪽 윙백으로 대활약하고 있는 이영표를 앞세워 포백 시스템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비록 아드보카트 감독은 "어느 지역에서든 우리 팀이 수적인 우위를 점하는 게 중요하지 포백이냐 스리백이냐는 의미가 없다"고 했지만 두 차례 평가전 가운데 적어도 한 번은 포백을 사용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수비수들이 중원이나 공격수에게 연결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의 고민을 이영표가 풀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영표가 왼쪽 윙백으로 뛸 경우 패싱력이 뛰어난 이을용도 왼쪽 미드필더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대표팀의 왼쪽 윙포워드로 뛰었던 설기현은 중앙이나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도 열린 상황이다.
***대표팀 전술 변화 핵심은 포백 수비 실험**
이 중 가장 주목되는 건 단연 포백 수비라인이다. 히딩크나 코엘류 감독모두 처음에 대표팀에서 사용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스리백으로 전환한 바 있다. '포백 전술이 결국 일자 수비이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도 "한국 선수들이 한 번에 넘어오는 스루 패스에 약점을 노출했다"라며 포백 전술을 버린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 93년 유공 감독 시절부터 포백 전술을 썼던 박성화 전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4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색안경을 쓰고 포백 전술을 지켜 보는 측면이 많았다. 어떤 시스템이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유독 포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세계 축구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대표팀의 다양한 전술 사용이란 측면에서 포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전 감독은 "이영표, 박지성 등 유럽파 선수들은 이미 포백 전술에 익숙해 있다. 청소년 대표팀부터 포백에 익숙한 수비수 김진규나 최진철 모두 포백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의 핌 베어벡 코치는 지난 2일 <골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히딩크 감독은 생각한 뒤 움직이는 스타일이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즉시 실행에 옮기고 본능을 따르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란 전에서 박지성의 포지션 변화, 후반전 포백 수비라인 활용을 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번 두 차례 평가전에서 어떤 '깜짝 카드'를 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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