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수비야구로 '검은 양말 저주' 깬 기옌 감독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수비야구로 '검은 양말 저주' 깬 기옌 감독

[프레시안 스포츠]화이트삭스 88년 만에 패권

지난 해 '밤비노의 저주'에서 벗어난 보스턴 레드삭스에 이어 올해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86년 묵은 '검은 양말의 저주'에서 탈출했다. 화이트삭스는 27일 펼쳐진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휴스턴을 1대0으로 제압하고 감격적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개성파 감독 아지 기옌의 성공시대**

화이트삭스의 우승에는 톡톡 튀는 개성으로 자신만의 야구 스타일을 추구한 메이저리그의 40대 기수 아지 기옌 감독(41세)이 큰 역할을 했다.

21년 전 겨울 화이트삭스는 트레이드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 사이 영상을 수상한 라마 호이트를 트레이드 시켰기 때문. 당시 화이트삭스의 롤랜드 헤먼드 단장은 이 트레이드로 경질되는 아픔을 겪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은 주인공은 바로 아지 기옌. 이 때만 하더라도 21살 짜리 신출내기 유격수 기옌이 훗날 화이트삭스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1985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수상한 기옌은 그 뒤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입담으로 팀내 리더가 됐다. 하지만 신기에 가까운 수비력에 비해 타력이 약했던 기옌은 내리막 길을 걸었고 2000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수비 야구'에 심취했던 기옌 감독은 2004년 화이트삭스의 지휘봉을 잡은 뒤 팀을 대대적으로 변화시켰다. 기옌은 팀 리더인 프랭크 토마스에게 개인 플레이 대신 팀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고 주포인 마글리오 오도네스와 시카고 언론을 통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결국 오도네스는 디트로이트로 떠났다. 이는 모두 화끈한 장거리포를 갖춘 스타 보다는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 능한 선수를 중용하겠다는 기옌 감독의 의지였던 셈이다.

***기옌, "홈런 대신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 집중해야 산다"**

기옌 감독은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더라도 항상 2루에 어떻게 진루할까에 대해 타자와 주자가 모두 고민해야 한다. 과거 처럼 홈런 한 방으로 점수를 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진루타나 주루 플레이 등 세밀한 부분에 좀더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주문한 것.

기옌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화이트삭스 마운드에 쿠바 출신의 베테랑 호세 콘트레라스, 엘두케 에르난데스와 프레디 가르시아를 데려와 신구 조화를 꾀했다. 여기에다 기옌 감독은 신인 광속구 투수 바비 젠크스를 시즌 막판 마무리 투수로 과감하게 기용해 포스트시즌에서 성공을 거뒀다.

작지만 승부에는 큰 영향을 미치는 '스몰 볼'을 추구하는 기옌의 야구 철학은 올 시즌 화이트삭스가 거둔 99승 중 35승이 1점차 승리였다는 사실에서 증명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화이트삭스 선수들은 1점의 귀중함을 인식했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원동력이 됐다.

***차베스 대통령도 베네수엘라 자존심 세운 기옌 감독 극찬**

1959년 화이트삭스가 월드시리즈에 올랐을 때 팀의 별칭은 '고고 삭스(Go-Go Sox)'였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타력의 힘을 기동력의 야구로 보충했기 때문이다. 화이트삭스 기동력의 야구의 핵은 불세출의 유격수 루이스 아파리치오였다. 아파리치오는 정규시즌에서 56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기동력만으로 화이트삭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하기엔 역부족이었다.

1985년 기옌은 화이트삭스 유격수로서 베네수엘라 출신 대선배 아파리치오의 한 시즌 수비율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확히 20년 뒤 기옌은 아파리치오도 이루지 못했던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시카고뿐 아니라 야구에 죽고 사는 베네수엘라의 영웅이 됐다. 미국 정부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던 야구 선수 출신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TV 쇼에 나와 美 프로야구에서 베네수엘라의 자존심을 세운 기옌 감독을 극찬했기 때문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