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이 일본시리즈 1차전에 이어 23일 2차전에서도 홈런포를 가동했다. 롯데 마린스는 치바 마린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차전에서 한신을 10대0으로 제압하며 2연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에이스 이가와를 투입했지만 롯데의 타선을 막지 못해 대패했던 한신은 올 시즌 센트럴리그 승률 1위를 차지한 안도를 2차전 선발로 올렸다. 하지만 한신은 1회말 3루수 이마오카의 뼈아픈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2회말 롯데 공격. 선두 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투 스트라이크 이후 집요하게 안도 투수의 공을 커트해 냈고 13구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그 뒤 이마에가 우전 안타를 뽑아내 무사 주자 1,3루의 기회를 잡았다. 이승엽은 후속타자 하시모토가 2루수쪽 병살타를 기록했지만 홈을 밟았다.
두 팀의 운명을 가른 건 6회였다. 롯데 잠수함 투수 와타나베에 2안타로 눌려 있던 한신은 6회초 연속안타로 기회를 얻었지만 병살타와 삼진으로 무위에 그쳤다. 6회말 롯데의 활화산 같은 공격력은 폭발했다. 사부로의 투런포에 이어 프랑코가 솔로 아치를 그렸고 스코어는 5대0으로 바뀌었다.
한신은 좌완 투수 에구사를 기용했지만 롯데 발렌타인 감독은 좌타자 이승엽을 교체하지 않았다. 이승엽이 전날 한신의 좌완 에이스 이가와에게 홈런을 쳤고 바로 직전 타석에서도 안타성 타구를 기록했기 때문. 이승엽은 기다렸다는 듯이 비거리 120m 짜리 우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의 홈런으로 사실상 승부를 굳힌 롯데는 8회 3점을 보태 한신의 기를 완전히 꺾었다.
일본 스포츠지 <닛칸스포츠>는 23일 "걸출한 타자가 없는 롯데가 정규시즌에서 리그 1위의 타율 2할8푼6리와 740득점을 올린 폭발적 공격력을 단기전에서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롯데는 일본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2경기 연속 두 자리수 득점을 기록했다.
롯데의 바비 발렌타인 감독은 경기 후 "롯데 선수들은 스스로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이해하고 있다. 그들은 세계 최고의 야구를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시엔에서 끝장을 보겠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롯데와 한신 간의 일본시리즈 3차전은 오는 25일 장소를 한신의 홈이자 일본 야구의 상징적인 장소로 꼽히는 고시엔 구장으로 옮겨 치르게 된다. 지금까지 55번 치러진 일본시리즈 가운데 2연승을 먼저 거둔 팀이 우승한 확률은 79%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롯데가 한신을 제압하고 31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 정상에 오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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