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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김종빈 사표 수리..."검찰권도 민주적 통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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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김종빈 사표 수리..."검찰권도 민주적 통제 필요"

"법무부장관 동반사퇴 없다"...정면돌파 의지 드러내

노무현 대통령이 16일 오후 김종빈 검찰총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천정배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사실상 '항명'의 의미로 사표를 제출한 김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노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정면돌파'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권은 어떤 것으로부터도 통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권력이 아니고 민주적 견제가 필요하며, 무엇이 시대정신에 맞는 판단인지는 정부 안에서는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내린다"는 '경고 메시지'가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통해 밝힌 노 대통령의 뜻이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한나라당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천정배 법무장관의 동반사퇴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외형상으로는 검찰총장 대 법무장관의 갈등 혹은 검찰 대 청와대 갈등으로 보이는 이번 사태의 본질이 실제로는 보수 대 개혁 세력간 갈등 구도임을 강조하면서, 이번 사태로 극대화되고 있는 보수세력의 반격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송두율 사건 때도 검찰 판단 틀려 국제적 망신 당하지 않았나"**

문재인 민정수석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대통령은 검찰총장의 사태는 굉장히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검찰의 권위와 신뢰, 검찰권의 독립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문 수석은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검찰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은 법 논리에 맞지 않고 부당하다"며 "검찰권 독립은 검찰이 아무런 견제를 받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위를 행사하는 게 아니라 민주적 견제 안에서만 보장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수석은 특히 '송두율 교수 사건'을 예로 들며 "검찰이 아주 엄청난 사건인 것으로 몰아서 구속했지만 막상 법원 판결을 보니 구속이 민망한 일이 됐고 국제적으로도 망신스러운 일이 됐다"며 검찰의 판단이 항상 옳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문 수석은 이어 "우리나라 현행 제도상으로 검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두 가지"라며 "하나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검찰총장을 탄핵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법무장관이 검찰권을 지휘하는 것"이라며 천 장관의 지휘권 행사가 정당한 일이었음을 거듭 강조했다.

***"천 장관이 검찰 출신이었다면 이처럼 반발했겠냐"**

문 수석은 특히 검찰 내부의 반발에 대해 "실제적으로는 비검찰 출신의 법무장관에 대한 거부가 은연 중에 들어있지 않은지 염려가 된다"며 "만약 과거처럼 검찰 출신 법무장관, 검찰총장보다 선배인 장관이 불구속 수사 원칙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을 때 이런 반응을 보였을 것 같냐. 구체적 지휘까지 가지 않고 구두협의 과정에서 해결됐을지도 모른다"며 검찰 내부의 '순혈주의'에 대해 비판했다.

문 수석은 "과거에 강금실 장관 때도 검찰 개혁에 대한 장관의 정책이 국민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지만 검찰은 끊임없이 거부했고 그 때문에 마찰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법과 제도상 검찰권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게 바로 검찰총장 임기제"라며 "그런 면에서도 검찰총장이 보장된 임기를 다하지 못 하고 그만두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처신"라고 비난했다.

***"검찰도 시대정신 존중해야"**

문 수석은 "천 장관의 지휘권 발동은 공안사건에 대해 무조건 구속수사를 해왔던 과거의 관행을 계속하려는 검찰과 공안사건에 대해서도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법무장관의 생각이 부딪친 것"이라고 밝혔다.

문 수석은 "검찰의 수사가 보다 인권을 존중하는 방향을 나가야한다"며 "이는 그 시대의 시대정신이며, 이를 따를 필요가 있다. 검찰도 그 시대정신을 존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내에서 시대정신에 대한 해석이 다를 경우 그 최종적인 해석 권한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게 있다"며 "검찰에서도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가치와 시대정신이 무엇인지에 대해 좀더 깊은 검토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법무장관 동반사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문 수석은 또 한나라당 등의 천 장관 동반 사퇴 요구에 대해 "법무장관의 거취 문제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며 "한나라당 쪽에서 해임건의가 있고 검찰 내부에서도 일부 동요와 반발이 있지만 이를 이유로 적당하게 타협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수석은 "중요한 것은 법과 원칙이고 이 부분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는 게 대통령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문 수석은 후임 인선 문제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해본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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