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이란과의 경기에서 공격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2 대 0의 승리를 거두며 순항을 예고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주문대로 공격수들도 상대방에게 공을 뺏길 경우 완벽하게 1차 수비저지선을 만들며 강한 압박축구를 구사한 한국은 전반 1분 A매치 데뷔전에 나선 조원희가 첫 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의 왼쪽 크로스가 이란 수비수 노스라티 머리에 맞고 흐르자 조원희가 오른쪽 페널티 박스 모서리에서 깔끔한 볼 트래핑에 이어지는 빠른 슈팅으로 네트를 갈랐다.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조원희는 오른쪽 윙 포워드 박지성과 함께 종횡무진 경기장을 누비며 이란을 괴롭혔다. 특히 두 선수는 수비시에 오른쪽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 이란 선수들을 에워싸며 상대방의 공격 템포를 늦추거나 패스 미스를 유발해냈다.
이란의 브란코비치 감독이 경기 후 "한국의 수비는 환상적이었다"고 밝힌 것도 이란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은 한국 선수들의 '공격적 수비'와 맥이 닿아 있다.
***대표팀 새내기 조원희, 이호 대활약**
조원희는 전반 14분과 28분 왼쪽 윙 포워드 박주영에게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박주영은 전반 28분 조원희가 찔러 준 스루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살짝 비켜갔다.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친 조원희는 향후 오른쪽 미드필더 자리를 놓고 수원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송종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조원희 카드'가 대성공을 거둬 아드보카트 감독은 아무 부담 없이 왼쪽 미드필더에 이영표를 기용할 수 있게 됐다. 전임 본프레레 감독이 오른쪽 미드필더에 쓸 만한 선수가 없다는 이유로 왼쪽 측면에서 더 효과적인 이영표를 오른쪽으로 위치 변경시킨 실수를 되풀이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조원희와 함께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호의 활약도 빛났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이호는 전반전에 상대팀 공격의 핵인 알리 카리미의 운신의 폭을 최대한 좁혀 이란 공격의 예봉을 꺾었다. 여기에다 간간이 과감한 드리블로 아드보카트 감독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아드보카트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 자신감 피력**
조원희와 이호의 활약에 고무된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20대 초반 선수들이 미드필드의 주축이었는데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후반 들어 아드보카트 감독은 전술적 변화를 꾀했다. 1년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수비수 최진철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백지훈을 투입했지만 수비가 불안해지자 김두현 대신 유경렬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후반 들어 이란의 공격이 거세졌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의 선택에 힘입어 수비가 안정을 찾았다.
한국은 후반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트렸다. 이동국과 교체됐던 안정환은 수비진으로부터 한번에 연결된 패스를 받고 질풍 같은 드리블을 한 뒤 수비수지만 빠른 역습에 가담한 김진규에게 공을 건네줬다.
비록 안정환이 오프사이드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 하프라인 이전에 오른쪽에 위치했던 이천수에게 패스를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아드보카트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진규는 왼발 슛을 시도했고 공이 수비수에 맞고 튀어올라 골키퍼 키를 넘기며 골로 연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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