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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사나이' 이호준. SK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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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사나이' 이호준. SK 살리다

[프레시안 스포츠]6연타석 안타도 PS 신기록

한국판 '미스터 옥토버'가 탄생했다.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선발 출장을 강행한 SK의 이호준이 5일 대전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제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6 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호준은 이날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홈런을 쳐내는 괴력을 보여줬고, 1승 2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SK는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차전 주루 플레이 도중 당한 부상으로 한의원에서 오른쪽 무릎 물혹의 물까지 뽑아 다리를 절룩거렸던 이호준은 경기에 앞서 SK 조범현 감독과 면담을 가졌다. 출장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였다. 출장을 만류하는 주변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이호준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팀을 위해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조 감독도 경기 후 "이호준이 출전하겠다는 의자가 워낙 강해 믿고 맡겼다"고 말했을 정도다.

오히려 컨디션이 좋지 않아 몸에 힘을 빼고 가볍게 치면 좋은 타구를 칠 수 있다는 야구계 속설 때문일까? 5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한 이호준은 SK 공격의 첨병이 됐다. 이호준은 2회초 상대 선발투수 문동환의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중월 투런포를 작렬했다.

4회초에도 이호준은 좌익선상을 타고 가는 2루타를 때려내며 포스트시즌 6연타석 안타를 기록했다. 이호준이 역대 포스트시즌 연속 안타 기록을 갈아 치우는 순간이었다. 이호준은 8회 한화 윤규진의 투구에 왼쪽 무릎을 맞고 병원에 실려갔지만 5차전 출장에는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이호준은 경기 후 SK 관계자를 통해 "연습 배팅 때부터 타구가 잘 맞아나갔다. 선발 출장을 한 게 부담도 됐지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쳐 마음이 편안했다. 내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장해 동료들에게도 힘을 준 것 같아 기쁘다. 5차전에도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일고 시절 투수 겸 4번타자로 뛰며 특급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이호준은 1994년 원래 투수로 해태(현 기아) 유니폼을 입었지만 '넌 타자를 해야 제격이다'라는 김응룡 감독의 한 마디에 미련없이 투수 글러브를 벗어던졌다. 하지만 이호준은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2000년 SK로 트레이드 돼 2003년부터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SK는 6일 한화와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 SK는 채병용이 선발로 나서고 한화는 베테랑 좌완 투수 송진우가 마운드에 오른다. 이호준은 정규시즌 송진우와 상대전적에서 8타수 3안타(3할7푼5리)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SK 해결사로 자리매김한 이호준이 포스트시즌 4경기 연속 홈런포를 기록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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