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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사법부 불행한 과거 벗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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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 대법원장 "사법부 불행한 과거 벗겠다"

"'보수냐 진보냐'보다 '법의 합리적 이해'가 중요"

이용훈 신임 대법원장이 26일 취임식에서 사법부의 과거사 반성 의지를 밝혀 어떤 방법으로 과거사 청산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용훈 대법원장 "사법부 불행한 과거 벗어던지고 거듭나겠다"**

이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식민지 시대, 전쟁과 분단의 아픔 속에 사법 작용은 기능을 다하지 못했고, 이후 독재와 권위주의 시대를 지나면서 그 거친 역사의 격랑 속에서 사법부는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했다"며 "인권 보장의 최후 보루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한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고 '자기 반성'으로 취임사를 시작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은 사법부가 과거의 잘못을 벗어던지고 새롭게 거듭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저를 포함한 사법부 구성원들 모두는 국민께 끼쳐드린 심려와 상처에 대해 가슴 깊이 반성하면서 엄숙한 마음으로 사법부의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자 한다. 국민을 섬기는 사법부를 만드는 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법부가 행한 법의 선언에 오류가 없었는지, 외부 영향으로 정의가 왜곡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며 "권위주의 시대에 국민 위에 군림하던 그릇된 유산을 깨끗이 청산하고 국민 곁에서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고 '과거사 청산'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법원장은 이와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조사할 대상 사건을 정해놓지는 않았다"고 말해 과거사 청산 작업에 대한 구체적 방법을 구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는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1972~87년 사법권 행사에 문제가 있다고 논의되는 판결을 보며 과거사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볼까 한다"고 말해 조만간 구체적 과거사 청산 방법의 밑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사법개혁은 철저히 국민의 입장에서"**

이 대법원장은 '사법개혁'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취임사에서 "묵은 제도와 낡은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국민 입장에서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조직과 제도를 만들어 사법개혁과 사법제도 선진화 작업에도 한 치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고, 법원, 검찰, 변호사 등의 법조계에도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기자 간담회에서도 "5년간 변호사를 하며 밖에 나가 있어보니 검찰보다 법원이 불편하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법원 인사에서 근무평정 외에 재야 법조인과 언론, 국민들의 의견을 참작해서 법관들에 관한 새로운 평가 방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 2달 사이 4명 신임 대법관 인선…사법개혁 시험대**

특히 이 대법원장은 올 10∼11월 사이 퇴임하는 4명의 대법관 후임 제청 후보를 선정하게 돼 있어 신임 대법원장의 사법개혁 방향이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법원장은 간담회에서 '대법관 구성이 보수적이다'는 지적에 대해 "재판과정에서 보수냐, 진보냐는 구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판사가 제정된 법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판사의 덕목은 전문적 법률지식이 으뜸이고 다음이 합리적 판단능력, 인품이다"고 말해 어떤 인사들이 신임 대법관 후보로 제청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법관과 일반직 간부들이 법복을 입고 참석하던 관행을 벗고 일반 양복 차림으로 취임식에 참석했고, 배.참심제 모의재판 배심원으로 뽑혔던 시민들, 이화여대 법학과 학생들, 장애인 수용시설 봉사자 등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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