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13일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딕 아드보카트(네덜란드)감독을 선임했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함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신화 조연' 핌 베어벡 코치, 압신 고트비 분석관도 한국 대표팀 코칭 스태프로 합류한다.
축구협회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코치로 활약한 핌 베어벡과 동행할 수 있고 국제대회를 통해 강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을 보였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회택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지난 9월 2일 회의를 통해 차기 감독 협상 1순위로 아드보카트 감독을 책정했다. 대외협력국은 6일 아드보카트 감독과 접촉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고 10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감독 직을 사임했다. 이틀 뒤 아드보카트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아드보카트와의 계약기간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다. 하지만 2007년 8월까지 같은 조건으로 계약 연장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오는 29일 입국해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감독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우려됐던 아드보카트 감독과 UAE 간의 계약 관계는 아드보카트의 한국행에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아드보카트와 UAE가 1년 계약을 했지만 감독 자신이 원하는 팀이 생길 경우 곧바로 옮길 수 있다는 계약 조항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드보카트가 축구협회 대외협력국과 접촉할 당시 "언제든지 한국에 갈 수 있다. 단 베어벡과 고트비를 코칭스태프에 합류하게 해달라"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
강신우 기술위원회 부위원장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한국 축구를 잘 알고 있는 핌 베어벡 코치와 같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어 기술위원회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아드보카트 감독 선임에 있어 '베어벡 효과'가 크게 작용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기술위원회가 고집 세고 타협할 줄 모르는 성격 때문에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 시절 잦은 문제를 야기했던 '아드보카트 감독'과 선수들의 고충을 잘 이해하고 다정다감한 '베어벡 코치'의 조합에 큰 기대감을 보인 셈이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MG)와 UAE에서 동고동락한 베어벡 코치는 한국 선수들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인물이다. 또한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비디오 분석관으로 활약했던 고트비는 비디오와 컴퓨터를 활용한 전술분석으로 당시 히딩크 사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였다.
강 부위원장은 "아드보카트가 축구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감독을 2번이나 했다는 것은 감독으로서의 자질을 인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비록 전술적으로 (지난 유로 2004 대회에서) 한두 차례 실수는 있었지만 그것은 경기을 치르다 보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의 '고집불통' 전술 운용과 용병술에 대한 문제점을 일축했다.
강 부위원장은 기술위원회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강 부위원장은 "아드보카트 감독 감독도 베어벡 코치를 통해 한국 축구에 대해 직간접적인 얘기를 많이 들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좀더 한국 축구를 빨리 알 수 있도록 2004년 이후 A매치 모든 경기 테이프를 데이터베이스화 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선수들의 경력과 특장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파일이 완성돼 있다. 이 작업들은 신임 감독이 오기 전에 모두 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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