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이광철, 안민석 의원 등 국회 문광위 소속의 일부 의원들과 대한축구협회가 축구협회 임원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신청을 놓고 정면대립하고 있다.
***이광철 의원 "축구협, FIFA 규정 들먹이며 여론 호도 말라"**
이번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조중연, 이회택, 노흥섭 등 대한축구협회 주요 임원들의 증인출석을 요구해 놓고 있는 이광철 의원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축구협회 임원들에 대한 증인출석 요구는 축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 및 재정회계의 불투명성 의혹의 규명을 통해 2006년 월드컵을 대비하고 중장기적 한국축구 발전 방안을 모색해 보자는 뜻이다.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는 관심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축구팬으로서 축구가 정치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지만 한국축구와 축구협회의 현재 모습은 대단히 정치적이며 음모적이라는 게 축구계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라면서 "축구는 일개인의 사유물이거나, 특정 정치인 또는 기업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공공재가 돼야 한다. 축구협회가 기금, 월드컵 잉여금 등 적지 않은 혈세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반드시 검증이 필요하다"고 축구협회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정몽준 축구협회 회장의 증인출석 논란에 대해서는 "축구협회 회장이니 당연히 해야겠지만 증인 출석을 요구해도 불출석할 확률이 100%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증인 출석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것 같아 심사숙고 끝에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어 "축구협회는 홍보국을 통해 벌써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을 운운해 정치적 간섭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이는 명백한 여론 호도"라고 비판했다.
적지 않은 FIFA 가입국들이 정치적 탄압과 인종차별이라는 문제를 심각하게 지니고 있지만, 이런 사례로 월드컵 같은 국제대회에 불참 징계가 내려진 예가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축구협회에 대한 공적 검증을 피하기 위해 '협박성' 논리를 끌어 들인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축구협 "국정감사 실시되면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 위상 떨어져"**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FIFA 정관 제3조엔 축구가 인종, 종교, 정치적 차이에 따른 부당한 간섭을 받지 않도록 하는 보호조항이 있다"고 강조하며 축구협회에 대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국회 감사가 실시될 경우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축구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12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일부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의 축구협회는 정부로부터 부당한 정치적 압력을 받았다는 이유로 FIFA 정관 3조에 의해 자격정지 등의 징계를 받았다"고 소개하면서 "의원들이 축구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국정감사의 이벤트로 축구협회를 조사하겠다는 건 축구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유 국장은 "대표팀 감독 경질 및 후임 감독 선정과정에서 드러난 축구행정상의 의혹을 조사하겠다는 문광위 소속 의원들의 생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 문제는 축구에 대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축구협회는 매년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국장은 끝으로 "세계적으로 스포츠협회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부여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을 9개월 앞둔 상황에서 축구협회를 국정감사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은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광철 의원 측은 "축구협회 임원들에 대한 증인신청은 13일 여야 간사 간의 협의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문광위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뿐 아니라 손봉숙(민주당), 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도 증인 신청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현재까지는 반대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광철 의원 등 문광위 일부 소속 의원들이 이번 국감에서 증인 신청을 한 축구협회 임원들은 조중연, 이회택 부회장과 노흥섭 전무 등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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