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표팀 감독의 평가자료로 추정되는 문건이 유출돼 대한축구협회의 비공개 원칙이 깨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감독 후보가 미리 공개될 경우 지난 '메추 파동' 처럼 협상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없기 때문이다.
***SBS, "기술위원회 문건 입수" vs 축구협, "유출됐을 리 없다"**
SBS는 5일 밤 <오늘의 스포츠> 프로그램에서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문건을 단독 입수했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현재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대표팀을 맡고 있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21명의 후보군 가운데 최고 점수인 7점을 받았다. 전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인 마르셀로 비엘사는 5점을 받았고 베르티 포크츠, 루디 펠러,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 이름 옆에는 X 표시가 돼 있었다"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지난 금요일 기술위원회 이후 한 장을 제외하곤 관련자료를 모두 파기했다. 문건이 유출될 수 없고 설사 유출됐다손 치더라도 그런 내용이 나올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드보카트의 에이전트, "아드보카트 감독이 한국행 결정할지는 미지수"**
유출된 문건이 실제 평가자료인지 여부를 떠나 딕 아드보카트, 마르셀로 비엘사, 바비 롭슨, 베르티 포크츠 감독 등이 차기 대표팀의 주요 감독 후보라는 점이 분명해진 상황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현재 UAE 대표팀을 맡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에이전트인 존 스미스는 5일 네덜란드 유력 일간지 <데 텔레흐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아드보카트는 1개월여 전에 UAE와 계약했다. 그의 성격상 계약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행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8월말 대한축구협회와 접촉한 건 사실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바비 롭슨 감독은 5일 MBC와의 인터뷰에서 "나이는 숫자일 뿐이며 현재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내겐 돈보다 도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한국 감독직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롭슨 감독의 발언은 72세라는 고령과 높은 연봉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축구협, 감독 선임 작업에 박차**
언론을 통해 차기 감독 후보들이 하나 둘 씩 알려지자 축구협회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히딩크, 코엘류, 본프레레 감독을 선임하는 데 산파 역할을 했던 축구협회 대외협력국 가삼현 국장이 5일 밤 출국한 것도 같은 맥락.
가 국장은 오는 10일부터 모로코에서 개최되는 AFC(아시아축구연맹)와 FIFA(국제축구연맹) 총회 참석 전에 감독 후보들과 접촉하기 위해 출국을 서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감독 선임과 관련해 갖가지 소문에다 감독 평가자료 유출 의혹으로 위기에 빠진 축구협회는 되도록 추석 연휴 직전까지 차기 감독 선임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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