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터주대감인 라이언 긱스가 "(박지성 등과) 주전경쟁을 즐기겠다"고 밝혔다.
긱스는 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를 통해 "최선을 다해 플레이 할 때 나는 팀에서 충분히 내 자리를 차지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자신이 없었다면 팀과 3년간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긱스는 이어 "감독은 선수들 간의 경쟁으로 팀 전력이 강화되는 걸 좋아한다. 이런 경쟁은 유용하고 모든 선수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공하기 마련이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0~91년 시즌부터 맨유에서 활약하며 130골을 기록한 긱스는 팀내 부동의 왼쪽 날개였지만 포르투갈의 신성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박지성의 등장으로 주전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입장이 됐다. 맨유의 전성시대를 이끈 '왼발의 마법사' 긱스에겐 일종의 위기인 셈.
하지만 아직까지 긱스의 능력과 팀내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쉽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리라고 볼 수는 없다. 순간 스피드는 전성기에 비해 떨어졌지만 크로스나 패싱 감각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맨유의 스트라이커이자 잉글랜드 대표팀의 희망인 웨인 루니도 오는 3일 웨일즈와의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클럽 동료인 긱스(웨일즈)를 막는 게 잉글랜드 승리의 열쇠가 될 것이다. 난 매일 긱스와 연습하기 때문에 긱스가 어느 정도 능력을 갖고 있는지 볼 수 있다"며 긱스를 높게 평가했다.
긱스는 올해 발간된 자서전 <긱스(Giggs)>를 통해 "지난 시즌 첼시가 우승한 원동력은 언제든지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시즌을 치르며 피할 수 없는 부상이나 경고누적 등도 첼시에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첼시의 두터운 선수층과 치열한 주전 경쟁이 맨유에게도 필요한 부분이란 점을 지적한 것이다.
맨유는 부상에서 회복한 긱스가 정상적으로 출전할 경우 호나우두, 박지성 등과 출장시간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긱스가 매주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이는 건 힘든 일이다"라면서도 "우리 팀의 주장 로이 킨이 없을 때 그 대역은 긱스의 것이다"라며 긱스에게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 FA컵은 물론이고 챔피언스리그까지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잉글랜드 톱클럽 팀에겐 같은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수준급의 선수들이 많아야 '체력전'에서 다른 팀을 제압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박지성, 호나우두, 긱스는 단순한 경쟁자라기보다는 서로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는 동반자로 볼 필요가 있다.
긱스가 "주전 경쟁을 즐기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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