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일 이병완 비서실장을 통해 박근혜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박 대표가 이 제안을 수락했다. 이에 따라 추석 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영수회담이 현 정국 최대 현안으로 부상한 '대연정 갈등'을 푸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근혜 "만나서 의견 나눠보는 것도 좋겠다"**
이날 이병완 비서실장은 박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박 대표가 정하는 형식과 절차, 시기에 따라 꼭 뵙고 어떤 문제든 국정 전반에 대해 기탄없이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달라고 말씀하셨다"고 영수회담을 공식 제의했다.
이 실장은 "여러가지 최근의 이슈도 있지만 노 대통령께서는 집권 후반기에는 격랑의 전반기를 지나온 토대 위에서 진정으로 사회와 정치가 상생과 화합, 통합의 정치를 향해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잘 알겠다"는 말 외에 이 실장에게 즉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회담) 요청을 해 왔으니 만나서 의견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사실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박 대표의 수락 의사가 전해지자 청와대 김만수 대변인은 "회담 의제나 일정은 박 대표 쪽 의견이 있으면 전폭적으로 수용해서 한다는 방침"이라며 "아무래도 연정이 관심이 되겠지만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연정 새로운 국면 돌입 예상**
의제와 일정이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은 확실시 된다.
현재로선 노 대통령은 회담을 통해 대연정 수락을 정식으로 요청함으로써 박 대표에게 공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열린우리당과 국민을 상대로 불을 지펴 온 연정론의 화살을 연정의 상대방에게 맞춤으로서 정치권의 공식 의제로 설정하는 효과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대표는 대연정에 대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확인하는 계기로 영수회담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대연정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이에 따라 영수회담에서 노 대통령은 대연정론의 수용을 압박하기 위한 새로운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대로, 노 대통령은 기간을 정해 놓고 한나라당이 연정을 안 받으면 대통령직을 사임하겠다는 카드를 던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담 시기는 노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을 감안할 때 오는 8일 이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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