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대연정 위해 호남ㆍ열린우리당 버리나

이낙연 "노대통령 탈당 후 거국내각 구성도 대안"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과 '대연정' 성사를 위해 '호남'과 열린우리당을 버릴 것인가.

최근 열린우리당 의원과의 만찬 간담회, 중앙 언론사 논설.해설위원단과의 오찬 간담회 등에서 노 대통령의 정국 구상이 쏟아지면서 '대통령 탈당→한나라당과 대연정(거국중립내각 구성)→선거구제 개편→개헌'이라는 일련의 시나리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 단계, 한 단계가 한나라당과의 합의 등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점에서 얼마나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노대통령 "호남 의원이 당 떠나겠다면 내가 먼저 떠나겠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난달 30일 열린우리당 의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제안으로 호남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현상에 대해 "만일 대연정 문제에 반감을 가진 의원이, 예를 들어 호남의 어떤 의원이 당을 떠나겠다고 할 경우 내가 먼저 당을 떠나겠다"며 '탈당'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한나라당과의 '연정' 성사를 위해서는 호남지역의 지지도, 열린우리당도 과감히 버릴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김우식 전 비서실장의 거취와 관련, "김 실장이 살아 온 과정과 성품으로 봐서 연정을 수용하지 않을 것 같아 내보냈다"고 밝혔다. 비서실장도 내보낼 정도로 연정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내비친 발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탈당 염두에 둔 발언 아니다"**

이처럼 노 대통령이 '연정'을 위해 "다 버릴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한나라당이 연정 제안을 계속 거부할 경우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탈당을 감행해 한나라당을 압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1일 불교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연정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한번 실현해보고 싶다는 것이 진정한 의도라면 '탈당 후 거국내각 구성'도 나올 수 있는 방안"이라고 실제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물론 청와대에선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1일 "대통령은 탈당을 생각해 본 일이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실장과 관련된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그는 "그런 측면도 고려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김만수 대변인은 이날 노 대통령이 "영남은 한나라당, 호남은 민주당으로 나뉘는 건 고쳐야 하는 것 아니냐. 호남 민심이 더 나빠져야 한다. 다음 총선에서 호남 의원들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다는데 선거에서 떨어질 수도, 붙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는 <세계일보>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정 지역에서 어떤 정당이 100% 지지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대통령 발언은 있었지만 '호남 민심이 더 나빠져야 한다'고 발언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