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29일 "학교에서 성적을 매길 때에도 객관적인 기준과 원칙이 있는데 정부에 대한 평가를 하는데 객관적인 분석기준이나 지표가 아니라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보도하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현 정부 임기 반환점을 맞아 각 언론사에서 매긴 '참여정부 성적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조 수석은 이날 소식지인 <청와대브리핑>에 "'비판과잉'에서 '비판+대안'으로"라는 글을 기고해 "각 언론이 발표한 참여정부 전반기에 대한 성적표는 가혹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론만으로 정부 평가하면 언론 존재 이유는 어디에 있나"**
조 수석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개인과 개인의 평가를 아무리 많이 모아 놓아도 그것은 어차피 주관적 평가에 불과할 뿐 객관적 평가를 대신할 수 없다"면서 "사회과학에서는 이런 것을 개체적 오류(individualistic fallacy)라고 부른다"며 여론조사에 기반한 정부 평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조 수석은 "99명이 학을 검다고 하고 1명만이 학을 희다고 해서 검은 학이 될 수 없는 것처럼 국민의 여론이 참여정부 성과의 객관적 성적표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국민의 여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여론만으로 정부를 평가해 보도한다면 언론의 존재 이유는 어디에 있느냐"며 "역량이 뛰어난 여론조사기관 하나만 있으면 그만"이라고 말했다.
***"언론도 비판의 성역에 남을 수 없다"**
조 수석은 "우리 사회는 비판 부족이 아니라 비판과잉이 문제"라며 "정부는 열심히 일만 해도 부족한데 비판의 과잉은 정부의 효율성과 신뢰를 심각하게 떨어뜨리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의 본질이 비판이라는 주장은 독재시대를 살아 온 우리의 특수한 역사에서 비롯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비판언론인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금전으로 회유할 권력은 사라지고 없어 이제 언론의 정부 비판을 용기 있다고 말할 사람은 더 이상 없다"고 달라진 언론 환경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언론이 사실 보도에 앞서 여론 선도를 주도하는 게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며 "이제는 비판 자체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비판의 정확성과 수준, 그리고 생산성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우리 언론도 비판의 성역에 남을 수 없다. 언론도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비판을 해주기를 기대한다'며 "저는 지속적으로 우리 사회 전반의 언론문화에 대해 문제제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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