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권력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해보겠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권력 통째로 내놓으라면 검토해보겠다"

노 대통령 TV토론 출연…"나는 지금 과감한 거역중"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연정 그 정도 갖고는 얽혀서 골치 아프니까 권력을 통째로 내놓으라'고 하면 검토해 보겠다"면서 "나한테 더 큰 요구가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밤 KBS의 '참여정부 2년 6개월,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치지도자들이 지금 우리가 풀어야 될 문제들을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위헌이고 아니고 하는 형식논리로 게임하면 안 된다"며 한나라당에게 연정 제안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이같이 말했다.

***"백성이 옳은 방향으로 가는 데 항상 수백 년 걸려"**

노무현 대통령이 또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거스르고 연정 제안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역사에서 백성이 옳은 방향으로 가는 데에 항상 수백 년이 걸린다"며 "백성은 엉뚱한데 가서 엉뚱한 데 힘 실어주고 봉사하고 이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번 와서 딱 뒤집어놓고 '내가 옳았지?'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라면서 "민심을 읽을 때 항상 중요하게 읽어야 된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역사 속에서 구현되는 민심과 그 시기 국민들의 감정적 이해관계에서 표출되는 민심을 다르게 읽을 줄 알아야 된다"며 "(그것은) 자연스럽게 되는 경우도 있고 조작에 의해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1986년 '금강산댐 사건'을 '조작된 민심'의 예로 들었다. 이어 "1989년에 경제정책에 대한 민심이 아주 험악해서 당시 조순 부총리를 밀어내고 경기부양책을 썼다. 그 부양책 이후 1990년도에 치명적인 경제혼란이 와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며 "민심이 위험한 경우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난 국민의 신하로서 지금 '과감한 거역'을 하고 있는 것"**

노 대통령은 또 "책임정치 하는 나라에서 29% 지지도를 가지고 국정을 계속해서 운영하는 것이 과연 책임정치의 뜻에 맞는 것인지, 지지율 29% 짜리 대통령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걱정해야 되는지 국민적 토론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나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현실의 변화를 빨리 받아들이는 것이 지도자의 용기"라고 자신의 연정 제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나는 항일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 우리 독립투사들이 결코 그 당시에 다수파였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이 문제를 놓고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제왕의 자리인가, 신하의 자리인가, 정말 골똘하게 고민해 왔다"며 "제왕의 자리에 있다면 그런 모든 것을 책임져야 된다. 그러나 내가 만일에 신하의 자리에 있다면 국민을 제왕으로 생각하고 필요할 때 직언하고 틀린 것은 틀렸다고 말할 줄 알아야 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금의 민심을 그대로 모두 수용하고 추종만 하는 게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면서 "신하는 쫓겨날 때는 쫓겨나더라도, 그 시기에 올바로 말하고 정직하게 소신에 따라서 일하는 것이 올바른 신하다. 저는 대통령을 신하로 생각하고 지금 과감한 거역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제 꾀에 빠져 넘어져 놓고 '대통령 음모'라 주장"**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연정 제안에 응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기득권을 내놓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왜 못 받냐. 말은 그럴 듯하지만 다음 국회의원 선거하는 데 불리하기 때문이다. 지역기반을 잃기 싫다는 것"이라며 "이게 '국민을 위한 것이냐'라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할 때 한나라당은 움직일 것"이라며 결국 한나라당이 연정을 수용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 대통령은 또 "한나라당은 지금은 노무현이 하는 것 보니까 무슨 꼼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노림수가 있을지 모르겠다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며 "불안감 가질 것 없다"고 '음모론'을 부인했다.

노 대통령은 "제가 재신임을 받겠다 했더니 처음에는 좋아라고 하다가 나중에 보니까 음모다, 탄핵도 나중에 보니까 음모더라, 연정도 음모 아니냐, 이러는데 결국은 크게 보지 않고 작게 보고 자꾸 술수로 정치를 하다가 제 꾀에 빠져 넘어져 놓고 돌아서서 '음모'라고 자꾸 얘기하는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부동산 실패 원인, 내성과 저항 때문"**

부동산 정책에 대해 노 대통령은 "실제로 부동산 정책은 어렵다. 역대 정부가 계속해서 실패했다"며 "왜 실패했냐면 내성과 저항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부동산 가진 사람들이거나, 부동산 부자들 쪽의 여론이 총론에서는 찬성하다가 각론 만들 때 반대를 들고 나와 주저 앉혀 버린다"며 "지난 18일 경부터의 언론 보도를 한번 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생활을 위해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지 시장을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며 "부동산이야말로 시장이 완전히 실패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양극화 얘기가 나오지만 가장 첫 번째 원인이 부동산"이라면서 "이 문제에 관한 한 사유재산의 원리, 시장원리 등을 갖고 헷갈리게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밝히면서 노 대통령은 "우리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은 매우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사람들이거나 정치적으로 입장이 다른 사람"이라면고 단정지었다.

노 대통령은 또 가장 잘못한 정책으로 지역주의와 노사 정책을 꼽았고, 가장 잘한 정책으로는 정부혁신과 북핵문제, 한미관계 등을 지적했다.

이날 토론은 정관용 KBS 심야토론 사회자가 사회를 봤고, 전문가 패널로 김광두 서강대 교수, 김호기 연세대 교수, 정대화 상지대 교수, 김석환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참석했다. 또 방청객 4명도 질문했고, 예정했던 100분을 넘겨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