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를 민족 화합과 통일의 진정한 광복절로"

'8.15 민족대축전' 본대회…남.북.해외 대표 기조연설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준비위'(6.15 공준위)의 주최로 15일 오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행진' 본행사의 행사장 안팎에서는 '우리는 하나'라는 외침과 환호성이 그치지 않았다.

이날 행사에는 민간 차원에서 구성된 6.15 공준위 대표단을 비롯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기남 북측 당국 대표단장 및 남-북-해외 참가자 3000여 명이 모여 8.15 광복 60주년의 참뜻을 되새기며 민족통일의 염원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6.15선언 이후 중요한 전환기…민족 대단합과 협력, 슬기 모아야"**

6.15 공준위 남측 준비위 백낙청 상임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오늘은 광복 60주년을 맞는 날로, 일제로부터 나라를 되찾기 위해 떨쳐나섰던 선조들의 기개와 투혼이 우리 핏줄 속에 살아나 세차게 박동치는 감동스러운 날"이라며 "그러나 한편으로 오늘은 지난 세기 우리 겨레가 겪었던 수난과 비극을 되새기게 하는 성찰과 각성의 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백 상임대표는 이어 "돌이켜보면 지난 60년간 우리 민족은 외세에 의한 분단과 이어진 전쟁으로 원치 않는 분열과 불신, 대결의 시대를 살아야 했다"며 "분단은 겨레의 잠재된 역량을 헛되이 소모하게 하였고, 남과 북의 사회발전을 제약하였으며, 외부 간섭과 개입의 구실이 되어와 한반도는 냉전의 대결장, 군비의 각축장, 세계의 화약고였다"고 회고했다.

백 상임대표는 그러나 "6.15선언은 소모적 대결의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화해와 단합, 평화와 번영을 향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6.15선언을 통해 우리는 민족의 존엄과 저력을 입증했고, 분단극복을 향한 확고부동한 의지를 내외에 천명했으며, 대화와 타협의 슬기를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백 상임대표는 "오늘의 남북관계는 6.15선언 이후 가장 중요한 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지금이야 말로 안팎에서 제기된 난관과 도전을 한 차원 높은 민족 대단합과 협력으로 극복하는 지혜와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백 상임대표는 "백척간두에서 다시 한 걸음을 내딛는 심정으로 7000만 겨레의 뜻을 모아 우리 앞에 펼쳐진 통일의 길을 열어가야 한다"며 ▲화해와 단합, 민족공동 이익의 추구를 돌이킬 수 없는 대세로 확정 지을 것 ▲분단시대의 낡은 제도와 관행에 대한 개혁을 서두를 것 ▲민족의 단합과 협력을 본격적인 평화협력으로 발전시킬 것 ▲통일문제를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하려는 주인다운 자세를 모든 영역에서 더욱 풍부하게 구현할 것 ▲6.15공동위의 역할 강화와 참여폭 확대 등을 제안했다.

***"8.15는 광복이자 민족 분열…다시 민족 화합의 장으로 삼아야"**

이어 기조발제에 나선 북측 준비위원장인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은 "해마다 8.15를 맞을 때면 민족재생의 기쁨을 나누기에 앞서 민족의 분열을 더 가슴 아파하며 새로운 통일의지를 가다듬는다"면서 "민족의 주체적 힘이 없으면 선조들이 물려 준 이 땅, 이 하늘, 이 산천을 지켜낼 수 없고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도 수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특히 "오늘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겨 《시일야방성대곡》하던 어제날의 약소민족이 아니다"면서 "이제 북과 남, 해외 온 겨레가 힘을 합친다면 우리 민족의 힘은 백배 할 것이며 민족의 존엄은 더욱 빛날 것이고, 하나된 우리 민족은 더 이상 남에게 수모와 멸시를 당하지 않고 떳떳하게, 존엄있게 살 수 있다"고 민족의 자주적 역량을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또한 "낡은 시대의 사상대결, 이념대결의 관점에서 벗어나 민족공동의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며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여야 하며 동족을 불신하기보다 대담하게 믿고 마음과 마음으로 껴안아, 북과 남이 경제와 문화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발전시켜 나간다면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우리 민족끼리 남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다"고 교류와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안 위원장은 "오늘날 외세의 부당한 간섭과 방해는 우리 민족의 자주적이고 통일적인 발전의 길을 가로막는 주된 장애물"이라며 "우리 민족문제에 대해선 어떠한 외세의 간섭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6.15선언이 가리키는 길 따라 통일조국 건설하자"**

6.15 공준위 해외측 준비위 곽동의 공동위원장은 "민족분열 60년의 아픔과 고통은 이국에서 살아 온 우리 해외동포들에게는 간악한 일제 식민지 통치 하에서 겪지 않으면 안 되었던 그 참혹한 민족적 수난과 다를 바 없이 느껴지고 있다"며 "우리 민족의 진정한 광복은 분단의 역사를 끝장내고 남북한이 통일하는 길 이외는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6.15 공준위는 호소문을 통해 "60년 전 8.15는 분열로 이어졌지만 오늘 우리는 6.15공동선언이 열어놓은 통일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모두 다 6.15선언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 평화롭고 번영하는 통일조국을 기어이 건설하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