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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테이프 전면 공개하고 이건희 일가 수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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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테이프 전면 공개하고 이건희 일가 수사하라"

삼성 본관 앞 200여 명 촛불 문화제 "도둑은 안 잡고..."

대한민국 서울에는 집회를 열기 정말 힘든 곳이 두 곳 있다. 미국대사관 앞과 삼성본관 앞이 바로 그곳. 11일 저녁 그 삼성본관 앞에 민주노동당 당원,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조합원, '다함께' 회원 및 대학생 등 200여 명이 모여 안기부 도청 테이프의 전면 공개 및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 "삼성과 중앙일보는 유착이 아니라 한 몸통"**

이날 문화제의 주된 목소리는 '정-경-언 유착'에 대한 비난이었다.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은 "삼성그룹과 중앙일보의 관계를 '유착'이라고 하는데, 유착이 아니라 사실은 '한 몸통'"이라며 "삼성그룹이 언론권력에 이어 정치권력까지 완벽하게 장악하기 위한 시도를 한 것이 97년 대선 당시다"라고 이번 도청 사건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 것을 호소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중앙일보를 겨냥해 "X파일 사건의 본질은 97년의 과거 얘기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생생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앙일보는 처음 삼성 사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창간됐지만 최근에는 홍석현 회장의 정치적 야망 달성이라는 목표의 도구가 돼버렸다"고 중앙일보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건희 회장 철학박사 학위 수여 반대' 운동을 펼치다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은 고려대 사범대 학생회장 안영호 씨도 삼성이 겸허하게 검찰의 수사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안 씨는 "노조원에 대해 불법적으로 위치를 추적해 비난받았던 삼성이 이번엔 도청 테이프가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피해자임을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목청을 높였다.

남택규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은 기아자동차 부도의 원인이 삼성에 있음을 강조했다.

남 위원장은 "97년 IMF의 근본 원인이 기아자동차의 부도라고 하는데, 이번 도청 테이프를 통해 삼성이 기아차를 위해 어떻게 공작을 펼쳤고, 어떻게 부도가 나게 됐는지 단초가 드러났다"며 "기아차 부도와 IMF의 근원을 반드시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미 국민기업, 삼성에서 이건희 일가 떼어내야"**

이같은 성토 분위기 속에서도 '삼성그룹 전체를 범죄 집단으로 매도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꽤나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최규엽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삼성은 이미 국민들의 기업이자 노동자들의 기업"이라며 "극소수의 지분으로 삼성을 지배하며 검은 돈으로 뒷거래를 하는 이건희 회장 일가가 삼성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원 MBC 노조위원장은 "토론회에 갔더니 '삼성 게이트'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건희 게이트'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삼성 구성원이 모두 적은 아닌 만큼 삼성에서 이건희 일가를 떼어내 '이건희 게이트' 사건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불법 도청'에 초점을 맞춘 검찰 수사에 대해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경-언-검의 암덩어리와 같은 유착 관계가 생생히 드러난 X레이 사진과 같은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둑을 보고 '도둑이야'라고 소리쳤는데, 도둑은 안 잡고 소리친 사람을 '고성방가'로 잡아가는 기가 막힌 형국이다"고 주장했다.

***"'도둑이야' 외쳤더니 도둑은 안 잡고 '고성방가'로 신고한 사람 잡아가네"**

이날 촛불 문화제는 오후 7시부터 오후 8시40분까지 1시간 40여분 동안 진행됐으며, 연사들의 발언과 자유발언대 및 율동과 초청 가수 공연 등 평화롭게 열렸으며, 마지막에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삼성 본관을 한 바퀴 돌며 끝이 났다. 이들은 도청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매일 저녁 삼성 본관 등에서 촛불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촛불 문화제에 참가한 한 삼성일반노조 조합원은 "삼성 본관 앞에서 집회든 기자회견이든 하면 '덩치 좋은 경비원들'에게 들려나가기 일쑤였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문화제를 하리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며 "삼성그룹은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적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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