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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재개발 비리 재판 공방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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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재개발 비리 재판 공방 가열

길씨, "개발이익 커 한 달 이자 8억5천만원도 문제 안돼"

청계천 주변 재개발 사업 비리에 대한 재판에서 양윤재 서울시 행정2부시장 및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미래로RED 대표 길모씨가 "토지 지가가 이자보다 더 높게 오르기 때문에 매월 이자 8억5000만원은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땅값이 이자보다 높게 올라"**

길씨의 이같은 발언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3부(재판장 이기택 부장판사)의 심리로 12일 열린 청계천 비리로 구속기소된 양윤재 서울시 행정2부시장, 김일주 전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 등에 대한 속행 공판에서, 길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무원 박모씨의 변호인이 "사업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매월 8억5000만원의 이자를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길씨에게 질문한 데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길씨는 38층 높이의 빌딩을 짓기 위해 을지로2가 지역 토지 매입에 나서 80%를 확보하는 한편, H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시공사가 지급을 보증하는 PF(Project Financing) 방식으로 모 은행에서 1400억여 원을 대출받아 이자 부담이 상당한 상태였다.

길씨는 "땅은 갖고 있으면 언젠가는 값이 오르게 되고 분양가도 마찬가지"라며 "토지 지가가 이자보다 높게 오르기 때문에 큰 부담이 아니다"라고 말해,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부동산에 대한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길씨는 "고도 제한이 풀려 1층이 올라갈 때마다 수십 억원씩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큰 부담은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래로RED사가 빌딩 건축을 추진중이던 서울 중구 삼각동, 수하동 5번지 일대 '을지로2가 제5지구 도시환경 정비구역'은 매입 당시 평당 3000만 원이던 땅값이 청계천 복원사업에 의한 기대감으로 평당 5000만 원까지 뛰고, 주상복합빌딩을 지어 분양할 경우 분양가는 평당 1800만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길씨는 이날 공판에서 한때 72층 높이의 빌딩 건축을 계획하는 등 고도제한 완화 로비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길씨는 로비를 위해 서울시청 인맥을 보완할 목적으로 서울시 고위공무원 출신인 김모씨를 고문으로 채용해 8개월 동안 4000여만 원의 임금 및 고급 승용차를 제공하고 도시계획 관련 인사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뇌물 수수 혐의 피고인들 모두 혐의 강력 부인. 길씨 주장 반박 증거 제시**

그러나 수뢰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양윤재 부시장 및 김일주 전 한나라당 지구당 위원장, 공무원 박모씨, 전 시정개발연구원 김모 교수 등은 모두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는 등 치열한 법정 공방이 계속됐다. 길씨가 여러 차례 찾아와 저녁을 먹으며 고도제한 완화 부탁을 했지만,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길씨는 "2003년 10월 20일 서울 무교동 S일식집에서 공무원 박모씨와 김모 교수와 저녁식사를 한 뒤 귀가하기 위해 각각 택시를 탄 두 사람에게 1000만 원씩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당시 일식집에서 내가 저녁값을 계산했고, 카드 계산서를 검찰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길씨는 또한 "S일식집은 김 고문이 잘 아는 식당으로 주인이 식대를 깎아줘 1만6000원만 계산했다"고 당시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기억했다.

하지만 김 교수의 변호인은 "당시 길씨가 계산을 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카드 계산서를 살펴 본 결과 길씨가 주장하는 날짜에 S일식집에서 식대를 계산한 것은 피고인이었고, 계산서에 적힌 식대는 29만 원이었다"고 주장하며 김 교수의 카드 계산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공무원 박모씨의 변호인도 "길씨는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피고인에게 돈이 든 쇼핑백을 줬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의 교통카드 내역을 조사한 결과 피고인은 당시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귀가했다"며 역시 교통카드 사용내역을 증거로 제출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피고인들은 그와 같은 증거를 갖고 있으면서도 검찰 조사에서는 왜 제시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해 청계천 재개발 비리 사건을 둘러싼 법정 진실게임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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