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8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두산에겐 9일 내렸던 장맛비로 하루 휴식을 취한 게 보약이 됐다.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삼성과의 경기에서 3대0의 승리를 따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두산, 1회 권오준 상대로 3득점**
팀의 주축타자인 김동주, 안경현의 부상 공백에다 외국인투수 스미스의 퇴출로 뒤숭숭한 분위기였던 두산은 이날 삼성전에서 1회부터 활기찬 공격을 펼쳤다.
두산은 1회말 선발투수로 보직변경된 삼성 권오준을 집중공략하며 3점을 뽑아냈다. 두산의 ‘허슬맨’ 최경환은 우중간을 꿰뚫는 2타점 3루타를 기록했고 팀내 타점왕 홍성흔은 권오준의 공을 정확히 밀어쳐 우전적시타를 뽑아냈다.
반격을 노리던 삼성은 4회초 1사후 양준혁이 두산 선발 김명제로부터 2루타를 쳐내 기회를 잡았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김명제를 강판시키고 잠수함투수 김성배를 마운드에 일찍 올렸다. 삼성 후속타자 심정수를 염두에 둔 다소 빠른 타이밍의 투수교체였다. 신인투수 김명제에게 더 기회를 줘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줄 수도 있었지만 1승이 다급한 김경문 감독에겐 그럴 여유가 없었다.
김성배 투수는 김경문 감독의 '기대'대로 심정수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박진만을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에서 벗어났다. 삼성은 6회초에도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1사후 두산은 김성배에 이어 삼성의 좌타자 박한이를 상대하기 위해 좌완 전병두 투수를 투입했다.
하지만 이날 기아 리오스, 김주호와 2대1 트레이드가 내정된 두산의 전병두 투수는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다. 두산은 다시 이재우를 마운드에 올렸지만 박종호를 몸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1사 1,2루 상황에서 이재우 투수는 유인구로 양준혁, 심정수를 연거푸 삼진처리했다. 큰 위기를 넘긴 두산 선수들은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심각한 표정의 김경문 감독도 한숨을 돌렸다.
두산의 특급마무리 정재훈은 8회 2사후 등판해 안타 2개를 내줬지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시즌 20세이브째를 기록해 이 부문 단독선두를 달렸다.
***두산 김경문 감독, "연패 끊으려는 선수들의 의지 돋보였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8연패에 빠져 선수, 코칭스태프가 모두 마음고생을 했다. 이제야 무겁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다. 오늘까지 졌으면 정말 힘들 뻔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연패를 끊겠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돋보였다”고 선수들에게 연패탈출의 공을 돌렸다. 실제로 두산은 5회초와 6회초에 각각 중견수 전상열과 좌익수 임재철이 슬라이딩하며 안타성 타구를 건져내는 등 8연패의 종지부를 찍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김 감독은 기아로 이적하는 전병두에 대해 “젊은 선수를 내주는 게 그리 좋지 않았다. 전병두가 두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마운드에 올렸다. 처음엔 전병두가 트레이드 사실을 잘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표정을 보니 이미 아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두산이 후기리그에도 4강 안에서 경쟁하려면 무게감 있는 용병투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리오스 투수에 대해 지금 당장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잠실구장 같은 넓은 경기장에서 뛴다면 잘 던져 줄 것으로 믿는다”라며 리오스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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