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지바 롯데 마린스)이 4일 도쿄돔에서 펼쳐진 니혼햄과의 원정경기에서 1백50m짜리 대형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6대2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엽은 0대1로 뒤지던 2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다루빗슈의 빠른 볼을 통타해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이날 홈런으로 시즌 18호 홈런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홈런 부문 공동 5위에 올랐다. 롯데는 2대2 동점이던 10회초 4점을 뽑아내 6대2로 승리를 거뒀다.
전날 '헤이세이(平成)의 괴물'로 불리는 강속구 투수 마쓰자카로부터 2루타 2개를 뽑아냈던 이승엽은 이날 지난해 일본 고교야구 최대어로 평가받았던 거물 신인 다루빗슈에게 홈런을 쳐내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루빗슈는 지난달 27일 마쓰자카와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괴물투수의 등장을 기다리던 일본 야구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승엽의 홈런은 일본 야구의 영웅으로 불리는 나가시마 시게오의 광고판에 직접 맞는 대형 홈런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의 대표적 스타였던 나가시마 시게오는 1959년 일왕 히로히토가 참관하는 가운데 펼쳐진 한신과의 라이벌전에서 9회 결승홈런을 쳐내며 일본국민의 영웅으로 자리매김됐고 이후 '미스터 야큐(野球)'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나가시마 시게오는 뇌일혈로 쓰러진 뒤 지난 3일 요미우리와 히로시마의 경기가 펼쳐진 도쿄돔에 1년여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승엽은 4일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과의 인터뷰에서 "노리고 있던 공을 과감히 쳤다. 전날 지바 마린스타디움에서 나가시마 감독의 복귀장면을 지켜봤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나가시마 감독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기뻤다. 나가시마 감독 얼굴이 있는 광고판을 직접 맞히게 돼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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