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23일 문학구장에서 펼쳐진 두산과의 경기에서 마무리투수 정재훈을 제물삼아 9회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SK가 2대4로 뒤지던 9회말, 올시즌 19세이브를 기록중인 두산의 특급마무리 정재훈이 등판했을 때 승부는 두산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SK는 이호준의 동점 투런홈런에 이어 박경완이 좌월 솔로포를 작렬하며 5대4의 승리를 거뒀다.
7회말 솔로홈런에 이어 9회말 결승홈런을 터뜨린 박경완은 "정재훈 투수가 나왔지만 팀 분위기가 좋아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올시즌 홈런이 터지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다.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완은 7회말 1실점으로 호투하던 두산 선발투수 스미스의 시속 1백42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9회말엔 바뀐투수 김성배의 커브를 통타해 좌월 솔로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박경완은 지난 시즌 현대 특급용병 브룸바를 제치고 34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다. 박경완은 수비부담이 큰 포수로서 생애 두번째 홈런왕을 차지하는 영예를 누렸다. 국내프로야구에서 포수가 홈런왕을 두번 기록한 경우는 그때까지 '헐크포' 이만수가 유일했다.
박경완은 5월 16일에 2군으로 강등되는 시련까지 겪는 등 허리통증으로 인한 부진으로 5월까지 단 1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하며 극심한 홈런 갈증에 시달렸다. 박경완은 김재현, 이호준과 함께 SK의 홈런 트리오가 될 것이라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셈이었다.
하지만 박경완은 포수로서 가장 중요한 인사이드 워크와 도루저지율(5할4푼2리)에서 변치 않는 기량을 선보였고 6월들어 홈런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4일 LG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한 박경완은 이날 경기전까지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9회말 세이브 기회에서 등판한 두산 마무리투수 정재훈은 가운데로 몰리는 직구를 던지다 이호준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해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전날 피말리는 연장승부를 펼치며 29개의 공을 던진 정재훈이 무너지자 두산 김경문 감독은 김성배를 내세웠지만 불붙은 SK의 '대포쇼'에 무릎을 꿇었다.
한편 22일 통산 최다안타 타이기록(1천7백71안타)을 세웠던 삼성 양준혁은 23일 현대와의 경기에서 삼진 2개를 포함해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며 신기록 경신을 뒤로 미뤘다. 삼성은 선발투수 전병호가 1회초 4실점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1회말 곧바로 3점을 추격한 뒤 5,7회에 각각 1점씩을 뽑아내며 5대4의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박석진, 오승환, 권오준으로 이어지는 불펜 핵심요원들이 6회부터 현대 타선을 꽁꽁 틀어막는 지키는 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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