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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원들 "김일병, 선임병 앞에서 욕하고 반항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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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대원들 "김일병, 선임병 앞에서 욕하고 반항적"

언론과 최초로 만나 한목소리로 김 일병 비판

경기도 연천 GP 내 총기난사 사건 관련, 생존 소대원들이 23일 희생 장병들에 대한 조문을 실시하며 언론에 처음으로 모습을 공개했다. 소대원들은 하나같이 "소대 분위기가 좋았으며, 김동민 일병이 그러한 짓을 저지르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동기 천원병 일병 "김동민 일병 반항적 모습"**

경기도 성남시 국군 수도병원에서 열린 군 수사당국 브리핑에는 군 수사관계자 및 유가족들과 기자들, 생존 소대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사결과 설명 및 소대원들에 대한 질의 응답이 벌어졌다.

특히 사고자 김동민 일병의 동기인 천원범 일병은 "사고자(김 일병)의 동기이고 처음부터 사고자랑 소대에 와서 같이 생활했고, 쭉 지켜봤다"며 "저희 소대는 초소 근무가 끝나고 내려오면서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며 내려오고, 말 그대로 저희는 하나였으나, 제가 본 동민이는 선임들을 무시하고 질책하는 선임병 앞에서 욕을 하는 등 반항적인 모습을 보인 적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천 일병은 "이번이 언론을 통해 말하는 처음 기회인데, 사고가 일어난 수 며칠 후에 TV를 보았더니 언어폭력에 의해 사고를 저질렀다고 하는데 정말 그 얘기를 듣고 먼저 간 친구들한테 저희도 죄스러웠다"며 "오히려 딴 나라에 가 있는 저희 선임들이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던 착한 아이입니다"라고 눈시울을 적시며 말했다.

천 일병은 김 일병이 이틀전 천 일병에게 '수류탄을 까서 다 죽이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웃으면서 얘기해 장난으로 받아들였고, 동민이는 이등병 때보다 일병 때 더 웃는 모습을 많이 보이고, 내무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당연히 저 같아서는 농담으로 받아들다"고 말했다.

천 일병은 김 일병의 얘기를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소대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 친구한테 해가 된다는 생각에 보고 안 했고, 단지 농담으로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소대원들 "일병 되고 잘 적응하나 싶었는데, 그럴 줄 몰랐다"**

김 일병의 바로 윗 선임병인 지상록 일병도 "김동민과 천원범이 막내로 들어와 김동민은 많이 적응을 못했고, 고참에게 다가가기보다는 고참이 다가와 주기를 원하는 소심한 성격이었다"며 "'맞고참'으로서 많이 다독거리기도 하고 질책도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가르쳐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 일병은 "동민이가 531GP에 있을 때보다 530GP에서 훨씬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일병도 됐으니 잘 하려는 모습을 보여 뿌듯한 생각이 들어 이런 일을 하리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다"라며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는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 같이 자고 같이 밥 먹고 그런 소대원들에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격한 어조로 말했다.

지 일병은 "저희 소대는 객관적으로 볼 때 '군 생활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대로 저희 소대만큼 분위기가 좋은 소대는 없을 것"이라며 "개인적 생각으로는 소대 분위기의 문제가 아니라 김동민 자신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민 일병의 분대장인 이강찬 상병은 '김 일병의 문제 행동에 관심을 두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김동민 일병은 워낙 조용한 성격이고 내성적이어서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해도 '없습니다', '아닙니다'고만 말했기 때문에 보고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 앞서 생존 소대원들은 희생자들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을 했다. 이 과정에서 소대원들 대부분이 눈물을 흘리고, 영정을 붙들고 흐느끼는 병사들도 있었으며, 유족들도 소대원들을 붙들고 "우리 아들이 왜 그렇게 죽어야 했느냐", "여기 있는 군인들이 다 우리 아들들이다", "다 왔는데, 우리 아들은 어디 있느냐"고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군 "김동민 일병 개인적 문제 큰 듯"**

군은 당초 처음 사고 발생 설명 당시 김 일병의 범행 동기에 대해 "선임병들의 언어폭력에 의한 앙심을 품고 저지른 범행 같다"고 발표해 유족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에 유족들이 생존 소대원들에 대한 면담을 통해 "사망자들이 대부분 상병들인데다 김 일병 말만 듣고 이들이 김 일병의 상당히 괴롭힌 것처럼 전해져 명예가 훼손됐다"며 강하게 반발했었다.

그러나 군은 이날 다시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사건 경위 등에 대해서는 그대로 발표하면서도 "언어폭력이나 구타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욕설이나 질책, 멱살잡이 등은 있었지만, 김동민 일병 개인적인 문제도 많다는 것을 금번 수사에서 확인했다"고 유족들의 주장을 인정했다.

상병들이 주 희생자였던 이유에 대해서도 군은 "소대원들이 대부분 상병이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에서 "상병들이 김 일병을 괴롭혀 앙심을 품었다기 보다는, 당시 긴박한 상황에서 상병들이 '비상', '침착해', '불 켜' 등의 사고 대처를 민첩하게 하는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나온 것 같다"고 유족들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했다.

따라서 이와 같이 결론이 내려질 경우 군이 철저한 조사를 하기 전에 성급하게 수사 상황을 발표한 미숙함에 대한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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