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한화와의 경기에서 더위를 쫓기위해 양배추를 모자안에 쓰고 투구를 했던 두산의 에이스 투수 박명환에 대한 반칙투구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오전 10시 규칙위원회를 열어 박명환의 양배추 착용에 대한 반칙투구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박명환 '양배추 투구' 해프닝**
경기중 모자안에 쓰고 있던 양배추가 두번이나 떨어지는 해프닝을 연출한 박명환 투수는 19일 한화전에서 7이닝동안 삼진 9개를 솎아내며 3안타 무실점으로 물오른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침묵시켰다. 이날 승리로 박명환은 9승 무패(다승 2위), 탈삼진 80개(2위)를 기록했고 퇴장명령은 받지 않았다.
하지만 야구규칙 8.02(b)항에 있는 ‘투수가 이물질을 몸에 붙이거나 갖고 있으면 즉시 퇴장시킨다’는 사실 때문에 박명환이 퇴장명령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찬익 심판위원장, "양배추 착용은 경기력에 직접 영향 없다"**
김찬익 심판위원장은 20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박명환 투수가 머리에 쓰고 나온 양배추도 이물질이긴 하다. 하지만 경기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이물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만약 박명환의 양배추 착용을 문제시 한다면 투수들이 하고 나오는 귀고리나 목걸이도 모두 이물질이기 때문에 규제해야 한다. KBO 운영팀에서 오늘 일본야구기구에 확인해 본 결과 우리보다 훨씬 반칙투구에 대한 규정이 엄격한 일본에서도 ‘머리에 쓰고 나온 양배추는 투수의 경기력 향상과 직접적 관련이 없기 때문에 규제하기 힘들다’는 답을 해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투수는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해도 안된다. 하지만 일부 투수는 손톱이 자주 깨져 매니큐어를 칠하고 반창고를 붙이지 않으면 계속 투구하기도 힘들다. 선수들이 더울 때 땀을 닦으려고 뒷 주머니에 넣은 수건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까지 모두 규정위반으로 잡는 것은 오히려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심판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해 내가 직접 내일 규칙위원회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건의했다”고 언급했다.
***KBO, 21일 규칙위원회통해 박명환의 양배추 착용 심의**
한편 두산 베어스의 한 관계자는 같은날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작년 여름부터 박명환 투수가 양배추를 머리에 쓰고 나왔지만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어제 경기에서 박명환 투수가 투구하던 도중 양배추가 떨어져 화제가 됐지만 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내용이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박명환 투수는 열이 많고 땀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 양배추가 적지않은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박명환 투수는 또한 갑상선 때문에 흥분을 할 경우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주체를 못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양배추를 쓴 이후로 이런 문제가 다소간 해결됐다”고 박명환의 ‘양배추’ 효과를 설명했다.
KBO가 10일 규칙위원회를 통해 올시즌 배영수(삼성), 손민한(롯데)와 함께 투수 ‘빅 스리’로 평가되는 ‘로켓맨’ 박명환의 양배추 착용에 대해 어떤 판결이 나오고, 이같은 판결이 향후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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