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6회연속 진출을 위해 출항한 본프레레호가 8일(현지시간,한국시간 9일 새벽 2시45분)쿠웨이트와 일전을 펼친다. 비기기만 해도 본선 티켓을 딸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지만 한국은 시원한 승리로 지옥의 원정 2연전을 마감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자국출신 모하메드 이브라힘으로 감독교체를 하고 정신력 강화에 주력한 쿠웨이트는 1982년 월드컵 예선처럼 한국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82 월드컵 예선의 쓰라린 추억**
한국(화랑팀)은 1981년 월드컵 아이사지역 3조예선의 패권을 놓고 4월 29일 쿠웨이트와 한판 승부를 펼쳤다. 당시 김정남 화랑팀 감독은 스리톱으로 최순호, 정해원, 이태엽을 내세웠고 중원에는 이강조, 이태호, 조광래를 포진시켰다.
한국은 최종덕, 조영증, 박성화 등의 막강 수비라인까지 가동시켰지만 짧은 패스와 개인기로 무장한 쿠웨이트에게 0대2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한국 축구의 숙원인 28년만의 월드컵 본선진출이 좌절된 순간이었다.
최종예선을 거쳐 뉴질랜드와 함께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쿠웨이트는 비록 예선탈락했지만 유럽의 강호 체코슬로바키아와 비기는 기록을 남기며 중동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쿠웨이트 축구의 성공은 ‘오일달러’를 앞세운 쿠웨이트 왕가의 전폭적인 지원에다 브라질 출신의 카를로스 알베르토 파레이라 감독의 지도력이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황대처 능력이 뛰어난 전략가로 알려진 파레이라 감독은 1994년 브라질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끌었고 현재 브라질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쿠웨이트 국영통신, “복수전은 빠를수록 좋다”**
쿠웨이트 국영통신 <쿠나(Kuwait News Agency)>는 7일 ‘복수전은 빠를수록 좋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과 쿠웨이트간의 과거 전적을 자세히 소개했다.
통신은 “한국과 쿠웨이트의 첫 경기는 1977년 월드컵 아시아지역예선이었다. 당시 서울경기에선 한국이 1대0으로 이겼고 쿠웨이트 홈경기엔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팀은 1981년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만나 쿠웨이트가 한국을 2대0으로 제압했다. 하지만 지난 2월엔 쿠웨이트가 서울 원정경기에서 0대2로 패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이번 한국과의 경기에서 쿠웨이트가 복수전을 성공시켜 월드컵 본선진출의 가능성을 높여주길 희망한다. 많은 팬들은 23년전 월드컵 예선전과 같은 결과를 회상하며 한국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프레레, “무더위 문제없다”, 이브라힘 “한국에게 어떤 기회도 내주지말라”**
지난 3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원정경기 징크스를 시원하게 풀지 못했다. 기후와 경기장 조건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론 미드필드와 공격라인의 무딘 움직임이 무기력한 경기의 원인제공을 했다.
카타르 대표팀 감독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프로팀 감독을 역임해 중동지역의 찜통더위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본프레레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추운 날씨뿐만 아니라 더운 날씨에도 경기를 해왔다. 선수들이 잘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더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모하메드 이브라힘 쿠웨이트 감독은 “스피드가 빠르고 체력적으로 앞서는 한국에게 어떤 기회도 내주지 말라는 주문을 했다.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대패한 후라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82년 월드컵 예선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채 기적을 바라는 쿠웨이트와 저녁에도 30도를 넘는 중동의 무더위와 맞서 싸워야 하는 한국이 어떤 승부를 펼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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