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제10회 환경의 날을 맞아 노무현 대통령은 4일 "개발 우선의 논리 앞에 환경이 뒷전으로 밀려나던 시대는 확실히 지나갔다"며 '국가지속가능발전 비전'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지속가능 발전 비전 선언식'에 참석해 "참여정부는 그동안 '지속가능 발전과 쾌적한 환경조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면서 "이제 우리도 지속가능 발전을 한차원 더 끌어올려 국가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사회, 환경이 균형있게 발전하는 선진국가 목표"**
노 대통령은 "우리 목표는 경제와 사회, 환경이 균형있게 발전하는 선진국가"라며 "경제성장과 환경보전, 사회통합을 삼각축으로 해서 건강한 성장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발과 보전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국토관리체계를 만들어가겠다"며 "국가환경종합계획을 올해 말까지 수립하고 국토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해 각종 개발사업들이 이를 토대로 추진되도록 할 것이다. 보전해야할 곳은 확실히 보전하고 개발이 필요한 곳은 충분한 환경성 검토와 사회적 협의를 거쳐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우리 생활환경도 10년 내에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하겠다"며 "무엇보다 맑은 물의 안정적 공급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대기환경개선 특별대책을 본격 추진하고 철도를 비롯한 저공해 대중교통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서 국민 여러분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에너지 과소비. 오염배출 막도록 조세체계 개편"**
노 대통령은 이어 "환경친화적인 경제구조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며 "새로운 환경기술과 환경산업을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재활용을 일상화하는 자원순환형 사회를 만드는 일도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며 "조세체계도 에너지 과소비와 오염배출을 억제할 수 있도록 개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교토의정서 등 "환경보전을 위한 범지구적 노력에도 적극 동참해 나가겠다"면서 "황사, 산성비와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내 국가간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시민사회, 언론이 사회적 합의수준 높여가야"**
노 대통령은 이어 "높아진 권리의식에 비해 다양한 욕구를 조화시키는 우리의 역량은 아직도 부족한 것 같다"며 "사회적 합의를 촉진하기 위한 갈등관리 체계 구축에도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그동안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하는 등 효율적인 갈등관리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고 기업, 시민사회, 언론 등이 참여와 대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 수준을 한단계 더 높여나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 "참여정부, 지속가능발전 의미부터 따져봐야"**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비전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주도로 올 초부터 준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전이 발표된 데는 지난 연말 환경ㆍ사회단체들이 현 상황을 '환경비상시국'이라 규정하고 환경ㆍ사회단체 대표단의 단식, 광화문 노숙 농성, 전국 순회 집회 등 항의를 한 것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의 성격이 짙다. 당시 청와대와 환경부 일각에서는 '환경에 관한 대통령의 비전이라도 제시해서 환경단체를 달래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돼 추진된 것이다.
하지만 공개된 지속가능발전비전 역시 환경단체의 현 상황 인식과 큰 괴리를 보이고 또 환경단체가 그간 요구해온 핵심 쟁점들에 대한 답변을 회피하고 있어 관계 개선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환경단체는 지난 2일에도 "참여정부는 반환경 정책을 철회해야 할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핵폐기물처리장 일정 중단 및 사회적 합의를 통한 '에너지 전환' 모색, ▲새만금 간척사업 잠정 중단 후 합리적 대안 모색, ▲관광ㆍ레저형 기업도시 건설 철회, ▲골프장 건설 반대, ▲농지법 개정 반대,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등을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다. 환경단체가 언급한 사항들은 모두 참여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책사업과 부동산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한 규제 완화 및 개발 계획들이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참여정부가 환경을 수탈하는 개발독재 '성장 패러다임'을 버리지 않는 한 이런 식의 발표는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며 "이 정부는 '지속가능 발전'의 의미부터 진지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이번 발표의 근원적 한계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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