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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 청계천 통수식에 '감개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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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시장, 청계천 통수식에 '감개무량'

시민단체 "'복원'아니라 '조경'이라 불러야" 비판

청계천 주변 재개발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로 청계천 복원사업 의미 자체가 폄훼될까 노심초사하던 이명박 서울시장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서울시는 1일 청계천에 시험적으로 물을 흐르게 하는 '통수식'을 가졌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시간당 5천톤, 약 3만톤의 물을 5.84km에 이르는 복원구간을 지나 중랑천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들어게가 하는 통수식을 열고, 실제로 청계천에 물이 흐르는 과정을 관찰했다.

***청계천 통수식, 이명박 시장 "청계천 복원 사업과 도심 재개발 사업은 별개"**

이명박 시장은 이날 통수식에 참석해 시종일관 흐뭇한 표정으로 "그동안 말 못할 어려움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밤낮없이 일해 준 공직자와 근로자에게 너무 고맙다"며 "상인들, 노점상 여러분까지 도와줘 서울시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청계천이라는 선물을 받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시장은 특히 최근 검찰의 청계천 주변 재개발 비리 수사에 대해서는 "그 사건은 청계천 복원사업과 관련이 없고, 도심재개발 사업과 관련된 것"이라며 "사업을 위해 24시간 고생하며 일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결국 제 부덕한 소치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진위는 시간이 지나면 제대로 밝혀지지 않겠나. 공직자 비리에 대해서는 내 자신이 더 가혹할 정도로 용서할 수 없지만, 억울하게 당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통수식에는 박성범, 박진, 이혜훈,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과 알프레도 운고 주한 외교단 단장(주한 엘살바도르 대사) 및 서울시 공무원, 청계천 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으며, 통수식이 열리는 동안 청계천 주변에는 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 시장은 박진, 이혜운 의원, 알프레도 대사 등과 바지를 걷고 청계천에 직접 들어가 시민들의 환호에 응답하기도 했다.

오는 10월 청계천 구간이 완공 되면 하루 평균 12만톤의 물이 흐르게 되는데, 이중 9만8천톤은 한강변 자양취수장에서 취수한 물을 청정지 여과 과정을 거쳐 관로를 따라 끌어 올려 흐르게 하고, 나머지 2만2천톤은 인근의 5호선 광화문, 을지로4가역, 3호선 경복궁역 등 12개 지하철 역사에서 솟아오르는 지하수를 사용한다.

서울시는 앞으로 6월엔 청계천 시점부 광장과 수경시설 및 조명 설지를 마무리하고, 7월엔 유지용수, 분수, 벽천, 수경시설 등에 대한 종합적 검토와 광통교 교량 및 경관조명 공사를 끝내고 10월 개통할 예정이다. 특히 6,7월 장마와 집중호우시 나타나게될 문제점을 집중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청계천 '복원'이 아니라 인공 하천 '조경' 사업"**

그러나 이 시장의 이러한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시민단체들은 청계천 복원사업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당초 청계천 복원사업의 목표가 '생태', '문화', '역사'의 복원이었으나, '복원'이 아닌 '조경'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의 이철재 국장은 "청계천의 복원에 앞서, 청계천 상류 발원지인 삼청동 인왕산 쪽의 지류와 연결해 발원지와 한강을 잇는 자연적 하천의 기능을 살리는 방안을 고민했어야 했는데, 서울시가 공기를 맞추기 위해 하류의 물을 끌어 올리는 방식을 채택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한 "하류에서 전기에너지를 들여 물을 끌어올려 동아일보사 지점부터 다시 흘리게 하는 것이 과연 청계천 복원을 위한 지속가능한 방식인가 의문"이라며 "결국 시민의 세금 3천6백억원을 들여 '어항'을 만든 셈이지 않나"라고 현재 청계천의 모습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인공조명 등 생태적이지 못한 인간중심적 조경 공사 등이 지적되고 있고, 광통교 수표교 등의 문화재 복원 및 근대화 과정에서 청계천 시장의 역사적 의미를 살리는데 좀 더 신중을 기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청계천 복원으로 주변 시장 재개발 요구 잇따를 듯**

한편, 청계천 주변 재개발 비리 등으로 인해 양윤재 서울시 행정 제2부시장이 뇌물수수 사건을 구속기소된 것을 계기로 재개발 과정에서의 각종 청탁 로비가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도하다.

과거 청계천은 도로를 중심으로 재래 시장이 발달한 곳으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발에 뒤쳐졌지만,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인해 도로 중심에서 도보 중심의 유동인구가 증가하면 서비스 업종으로의 업종 변환 및 재개발 요구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청계천 지역 상가 점주 들을 중심으로 재개발 조합 설립 등의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날 '통수식'을 보러 나온 청계천에 가게를 세 얻어 15년 동안 공구점을 운영해 온 조모씨는 "아직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청계천 복원으로 결국 땅 있는 사람들과 부동산 업자들만 큰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며 박수를 치는 시민들 사이에서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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