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무대에서 우승가뭄에 시달렸던 한국 여자골프 군단에게 단비가 내렸다. 25세의 신예 골퍼 강지민이 29일(현지시간) 최종합계 2백73타(15언더파)를 기록하며 LPGA투어 코닝클래식에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거머줬다. 올 시즌 5번째 투어 우승을 노리던 소렌스탐의 우승행진을 막아낸 셈이다.
***강지민, 15번홀서 홀인원으로 우승 발판 마련**
3라운드까지 선두 카린 이셰르(프랑스)에게 3타차로 뒤졌던 강지민은 1백25야드의 15번홀(파3)에서 그린에 공이 두번 튕긴 뒤 홀컵에 빨려 들어가는 그림 같은 홀인원을 기록하며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3년 LPGA에 데뷔해 4주전 미켈롭 울트라 오픈에서 공동 19위를 기록한 게 최고성적이었던 강지민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16만5천달러(한화 약 1억6천5백만원)의 상금을 획득하게 됐다.
***강지민, "여전히 내가 우승한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겠다"**
14번홀에서 5피트짜리 파퍼팅을 실패했지만 15번홀에서 홀인원으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강지민은 경기후 “15번홀에서 9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고 공이 홀컵을 향해 계속 움직이는 걸 보고 스스로 ‘좋아’라는 말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내가 여전히 우승했다는 걸 실감하지 못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AP 통신은 29일 “15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뒤 강지민이 기뻐서 펄쩍뛰었다. 16번홀에서 버디를 성공시키며 선두자리에 올랐지만 강지민의 마음 속엔 아직도 생애 첫승이 있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생애 61번째 투어 우승을 노리던 소렌스탐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69타를 기록하며 루키 이미나와 함께 공동 2위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다. 경기가 펼쳐지던 주말내내 감기로 고생했던 소렌스탐은 마지막 7개의 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았지만 홀인원을 기록한 강지민에게 2타차로 뒤졌다.
소렌스탐은 “내게 기회가 있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좀더 잘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강지민, 한국여자골프 LPGA 7개월 우승가뭄 해갈**
한편 전날 코스기록과 타이인 62타를 기록하며 급피치를 올렸던 한희원은 최종합계 2백77타(11언더파)로 공동 4위에 올랐고 임성아는 최종합계 2백78타(10언더파)로 공동 6위에 랭크됐다.
꾸준히 기량이 뛰어난 신예들을 배출하며 LPGA 무대에서 주목받았던 한국 여자골프 군단은 2004년 LPGA 투어에서 5번 정상에 올랐고 상금랭킹에서도 박지은(2위), 김미현(7위), 한희원(8위), 박세리(11위), 장정(12위), 안시현(16위) 등이 20위권에 들며 한국 여자골프의 르네상스를 이어갔지만 2005년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나인브리지클래식에서 박지은이 우승한 이래 7개월간 이어져 온 한국 여자골프의 우승가뭄을 해갈한 강지민의 활약이 향후 한국 여자골프 군단에게 어떻게 작용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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