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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신문, 위기라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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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신문, 위기라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력"

"신문, 국가간 대립-사회갈등 조장 안돼", 족벌체제도 비판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신문의 위기를 얘기하지만 신문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신문이 국가간 대결이나 사회갈등을 부추기는 일이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 위기라지만 여전히 권력"**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8차 세계신문협회 총회 개막식에 참석해 국내 보수신문에 대한 평소의 소신을 재차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우선 "많은 사람들이 신문의 위기를 얘기하지만 여전히 신문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은 권력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이 의제 설정에 있어 정부보다 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 권력이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대는 지났다. 정부의 지배구조는 투명해졌으며 참여적 거버넌스(통치)로 전환되고 있다"며 "이제 사회 공론의 장에서 의제를 독점적으로 주도하는 주체는 없다. 정부, 기업, 시민, 네티즌, 신문과 방송이 함께 의제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그 중에서도 신문은 공론의 장에서 가장 잘 짜여진 조직"이라며 "제도적인 집행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정부보다 취약하지만 국가나 공동체의 의제를 주도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 국가간 대립-사회 갈등 조장해선 안돼"**

노 대통령은 이처럼 신문의 '막강한 의제 설정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의제 설정의 내용'에 대해선 비판적 입장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의제 선정의 책임감은 매우 중요하다"며 "신문이 미래를 말할 때 시민들은 희망을 갖게 되고 신문이 불신과 증오를 말하면 사회는 대립과 갈등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지금도 한편으로 평화를 주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량살상 무기와 같은 민감한 문제에 관해 끊임없이 의혹을 부풀려 불신을 조장하고, 그 결과로 국가간 대결을 부추기는 일은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북핵 보도 태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유와 인권이 위기에 처한 사회에서 언론의 비판 기능은 여전히 강조돼야 하지만, 민주주의가 위기가 아니라 통합의 위기가 문제되고 있는 사회에서는 갈등을 조장하는 언론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언론이 필요할 것"이라며 "저는 이런 노력을 통해 독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신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권력화된 언론 제어할 수 있어야"**

노 대통령은 또한 이날 연설에서 이른바 '신문의 위기'의 근원을 족벌형 소유구조에서 찾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18세기 시민사회 이후 정치권력에 대한 언론의 견제 역할이 강조되고 그에 따라 언론의 자유에 대한 보호는 강조됐지만 언론 자체가 시장의 독점과 독점적 지배구조를 통해 권력화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고려되지 않았다"며 현 언론의 핵심적 문제점을 '견제 시스템 부재'에서 찾았다.

노 대통령은 "독자가 언론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이나 시장의 매커니즘은 크게 발전하지 않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언론 권력의 남용을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언론인의 윤리적인 자세와 절제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민주적인 지배구조를 갖추는 게 그 중의 하나"라며, 족벌형 소유 구조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의사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담보할 수 있는 합리적인 내부 구조를 갖추고 있을 때 신문은 민주주의의 당당한 주체로서 우리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할 자격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양하고 균형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특정한 지배집단의 가치나 이해관계에 치우친 언론이 시장을 지배하면 사회적 약자의 이익은 설 땅을 잃게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대한 언론 비판, 지나칠 정도로 자유로워"**

노 대통령은 또 "이제 정부가 언론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일은 없다"며 "정부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지나칠 정도로 자유롭다"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는 행정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서 국민의 알권리와 국정참여 기회를 확대해 오고 있다"며 "아울러 언론의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신문발전기금 설치 등 신문산업 진흥방안도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신문의 민주성과 책임성을 한단계 더 높이는 게 성공의 열쇠"라며 "신문의 미래는 민주주의의 미래다. 여러분이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진실과 정의, 희망을 써내려갈 때 인류는 더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노대통령이 연설한 세계신문협회(WAN) 58차 총회와 세계편집인포럼(WEF)은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아서 설츠버거 뉴욕타임스 회장과 마이클 그레브너 독일 홀츠브링크그룹 부회장, 페르 미카엘 젠스 메트로인터내셔널 부사장, 하코시마 신이치 아사히신문 회장 등 세계적 언론사 경영인 등 1천5백여명이 참여해,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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