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수원 삼성과 친선경기를 치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첼시 FC의 조세 무리뉴 감독에 대한 국내팬들의 관심은 대단하다. 19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카리스마와 열정을 겸비한 ‘명장’ 무리뉴 감독의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운집했을 정도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9일(현지시간) “사람들이 첼시 FC의 엄청난 자금력을 비난하는 건 공정하지 않지만 감독으로서 (러시아 출신의 석유재벌인) 부자 구단주와 일하는 게 쉬운 건 사실이다. 나는 위선자가 되기 싫다”는 무리뉴 감독과 <BBC>와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해 FC 포르투를 떠날 때 피터 케년 사장으로부터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클럽 운영방침을 전해 들었고 이후 서면으로 매주 출전선수 선택, 전술, 교체선수 등 팀 운영보고서를 구단주에게 제출해왔다. 구단주는 클럽의 모든 결정사항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무리뉴 감독은 그러나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축구를 이해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축구인들과 교유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구단주와 감독인 내가 생각을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대화할 수 있는 건 환상적인 일이다”라고 언급했다. 한때 AC 밀란 전술운용과 관련해 ‘왜 투톱을 쓰지 않느냐’는 이유로 안첼로티 감독과 마찰을 빚기도 했던 베를루스코니 전 구단주와 아브라모비치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무리뉴 감독은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영어를 잘 알아 듣진 못하지만 그의 감정을 이해하기엔 충분하다. 만약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러시아어로 뭔가 설명해야 할 때는 주위 사람들의 통역으로 그의 느낌을 전달받는다”고 언급했다. 러시아 출신의 석유재벌 아브라모비치는 부족한 영어실력 때문에 미디어를 멀리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리뉴 감독은 또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구단을 사고 몇 년 뒤에 팔아치우려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축구계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다”라며 구단주에 대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무리뉴 감독은 이어 “만약 내가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처럼 첼시에 10년간 있게 되면 10년째 되는 해는 많은 돈을 쓰지 않을 것이다. 그때쯤이면 우리가 유소년 아카데미와 선수 스카우트 망을 건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첼시의 엄청난 자금력을 비난하는 건 공정하지 못하지만 난 위선자가 되기는 싫다. 돈 많은 구단주와 일을 하는 게 쉽기 때문이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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