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 서울과 광주 상무전에서 가장 밝은 빛을 낸 스타는 프로데뷔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FC 서울의 '골든 보이' 박주영이었지만, 승자는 톱니바퀴 같이 절도있게 연결되는 패싱게임과 투지로 중무장한 광주 상무였다.
***FC 서울 수비진 붕괴시킨 정경호와 김용희**
FC 서울은 전반 14분 박주영이 감각적인 오른발 프리킥을 기선을 제압했지만 광주 상무에 연속골을 내줬다. 광주 상무는 전반 38분 김상록의 절묘한 프리킥을 손승준 왼발 슛으로 연결했고 전반 40분에는 손승준의 킬 패스를 정윤성이 골 에어리어 정면에서 골로 만들었다. FC 서울은 전반 44분 이기형의 프리킥을 박주영이 헤딩 슛으로 네트를 갈라 2대2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들어 수비진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어려운 경기를 폈다.
FC 서울 수비수들의 혼을 뺀 광주 상무의 두 주역은 LA 전지훈련부터 본프레레 감독에게 신임을 받고 있는 윙포워드 정경호와 드리블 기술이 뛰어난 민머리의 왼쪽 미드필더 김용희. 정경호는 전방으로 찔러주는 공간패스를 통해 FC 서울 수비진을 유린했고 김용희는 왼쪽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을 펼치며 광주 상무의 빠른 공격을 지원사격했다.
광주 상무는 볼을 갖고 있지 않은 공격수들이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후반 들어서 3골을 퍼부었다. FC 서울은 후반 35분 박주영의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3대5로 패했다.
***박주영, "너무 쉽게 골을 먹어 경기 힘들어졌다"**
박주영은 경기후 "해트트릭을 기록했지만 팀이 져서 기분이 좋지 않다"며 "상대팀 역습때 1차 저지선 역할을 하려고 했지만 미흡했다"고 아쉬워 했다.
박주영은 이어 "최전방 공격수에서 포지션을 바꿔 플레이메이커로 뛰었지만 예전부터 많이 했던 위치라 큰 문제는 없었다. 공격쪽에는 어느 자리에서도 자신감이 있다. 마지막 페널티킥은 안 차려고 했지만 감독님이 차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주영은 그러나 "오늘 광주 상무 경기에서 너무 쉽게 골을 먹어서 경기가 힘들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비조직력을 좀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FC 서울 이장수 감독의 고민과도 일치하는 부분이다.
***박주영 대표차출 이후도 걱정거리**
FC 서울은 수비조직력 강화와 함께 성인대표팀과 청소년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박주영이 빠졌을 때 공격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도 걱정거리다. 실제로 박주영을 제외한 FC 서울 공격수들은 이날 광주 상무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용병 노나또도 제 실력을 보이지 못했고 김은중의 움직임도 '샤프'라는 자신의 별명과는 달리 날카롭지 않았다. 더욱이 후반전 투입된 정조국은 후반 36분 이기형의 완벽한 오른쪽 크로스로 맞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등 골감각이 무뎌진 상태다.
매 경기 폭발적인 관중동원을 주도했고 FC 서울의 확실한 해결사로 골 행진을 펼친 박주영의 공백은 FC 서울에게 허약한 수비력 못지 않게 올 시즌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고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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