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9단’ 허 재가 전주 KCC의 사령탑에 부임해 프로농구에서도 스타 감독 시대가 활짝 열렸다. KCC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4~2005 시즌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던 감독 자리에 허 재를 영입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KCC는 그러나 “구체적인 계약조건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허 재 신임 감독이 미국에서 입국하는 오는 18일 세부사항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임 허 재 감독은 “첫 지휘봉을 명문 구단인 KCC에서 맡게 돼 영광으로 생각하고 많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농구 기술과 이론을 후배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 가르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KCC 이중길 단장은 16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허 재 감독 영입 배경은 팀 분위기를 젊게 하고자 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KCC가 기존에는 노련한 선수들 위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지만 이젠 미래를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신선우 전임 감독에 이어 이번 에도 용산고 출신의 허 재 감독을 선임한 특별한 이유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단장은 “그런 건 없다. 다만 팀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한 감독 선임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KCC 구단주인 정몽진 회장과 허 재가 용산고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신선우 감독이 떠난 뒤 KCC의 허 재 감독 영입설이 나돌았었다.
선수시절 ‘올 라운드 플레이어’로 코트를 휘젓던 허 재 신임 감독은 1980년대 ‘장신군단’ 중앙대 신화를 진두지휘하며 농구천재란 별명이 붙었다. 이미 용산고 시절부터 스타성을 갖고 있던 허 재는 내외곽을 넘나드는 화려한 플레이로 ‘슛 도사’ 이충희에 이은 국내 농구계의 최고스타로 대접받았다.
허 재 신임 감독은 이후 기아, 나래, TG 삼보를 거치면서 체력은 떨어졌지만 경기를 보는 혜안으로 농구 코트의 주인공으로 군림했다. 허 재 신임 감독은 선수로서 마지막 시즌인 2003~2004 시즌에 KCC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상대편인 TG 삼보의 벤치에서 쓸쓸히 지켜봐야 했다.
2003년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차범근 감독 전격영입과 지난 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체제 발진과 함께 국내 프로스포츠계의 스타 감독 시대를 활짝 열은 KCC의 허 재 감독 영입이 어떤 결과를 낼 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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